지난 3일 오후 서울 압구정역 근처에 있는 PC방, 「웹스테이션」에 들어선 고교생 2명이 나누는 대화다.누구든지 웹스테이션을 처음 찾는 사람은 세번 입을 벌린다. 어두침침하고 담배 연기 자욱한 PC방과는 달리 호텔 로비를 떠올리게 하는 산뜻한 인테리어와 밝은 조명에 우선 눈이 휘둥그레진다. 마치 호텔에 들어선 기분이다.
안으로 들어가면 비좁은 기존 PC방의 모습은 찾아볼 수 없다. 100평 이상의 넓은 매장, 100대 이상의 PC를 갖추고도 시원하게 공간을 구성한 것에 다시 한번 놀란다. PC 앞에 앉아 게임을 즐기던 사람은 또 감탄한다. 세련된 서비스, 가장 최신의 인터넷 비즈니스 차림표를 갖춘 컨텐츠에 흡족해 한다.
PC방 전국 체인점을 추구하는 웹스테이션(대표 이강민)은 확실히 기존 PC게임방과는 달라보인다.
먼저 규모면에서 좁은 게임방으로부터 탈출했다. 일단 100평 이상은 돼야 한다. 무료함을 달래기 위해 한 번 들러보는 PC방이 아니다. 하루의 피로를 푸는 휴식 장소이고, 최신 게임과 다양한 인터넷 서비스를 즐기기 위해 찾는 공간을 지향한다. 좁고 폐쇄된 공간으로는 그같은 욕구를 충족시키지 못한다. 그래서 밝고 넓은 공간으로 꾸미기 위해 최소한 100평 이상을 유지할 방침.
겉으로 드러나는 시설 못지 않게 중요한 것이 운영 방식과 컨텐츠. 웹스테인션은 일단 믿을만 하다. ㈜한글과컴퓨터가 출자한 회사다. 컨텐츠는 한컴 기술진이 개발한다. 압구정과 노원점은 직영점으로 운영한다.
박인철 압구정지점장은 『신사중학교 교장 선생님이 한 번 방문해보고는 「이 정도면 학생들을 믿고 보낼 수 있을 것 같다」며 흡족해 했다』고 말했다.
이곳을 자주 들르는 이종혁군(현대고 2년)은 교내 축구 선수. 반에서는 인터넷 축구게임의 주장이다. 『그동안 어두컴컴한 PC방만 다녔는데 웹스테이션을 한 번 찾고부터는 친구들을 모두 이곳으로 몰고 온다』고 말했다. 언제나 새로운 게임을 즐길 수 있고, 부모들도 안심하고 보내주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내용도 다르다. 단순 게임 위주의 PC방이 아니다. 사이버증권, 인터넷뱅킹, 인터넷을 이용한 소호(SOHO) 등 다양한 인터넷 서핑을 즐길 수 있는 곳이다. 한마디로 인터넷 비즈니스 정보센터다.
그래서 업종별 대표 상가와 제휴도 잦다. 압구정 지점은 주변 삼성증권과 손잡고 증권사 고객들에게 무료 사이버 트레이딩 교육을 시켰다. 미용실·음식점들도 업무 제휴 요청이 잇따르고 있다.
돼지본가 압구정점을 운영하는 정영순 사장은 『이곳을 들르지 않으면 뭔가 뒤쳐지는 것 같아 거의 매일 찾아온다』며 『음식점 정보를 뒤지고, 때로는 고수들과 인터넷 바둑도 한 판 두고 간다』고 말했다. 정사장은 이제 자녀들도 데리고 올 정도로 웹스테이션 단골 손님이 돼버렸다.
지역 주민들의 문화 공간으로도 손색이 없다.
웹스테이션은 이곳을 21세기 무료 정보화 교육센터로 키운다는 계획. 직장인을 위해 E-메일 및 인터넷 서핑 교육을 실시하고, 주부들에게는 교육·재테크 정보를 만날 수 있는 사이트 교육을 해주는 등 「맞춤교육」을 준비중이다.
압구정점은 지역 선생님들에게 인터넷을 이용한 교안준비 교육을 시켜줄 계획이다. 현대백화점과는 직원들의 인터넷 교육을 맡기로 계약을 맺었다. 특히 시간이 모자라는 직장인이나 인터넷 초보 주부들은 1:1 교육도 받을 수 있다.
또 간단한 전산 소모품부터 PC주변 기기에 이르기까지 PC환경에 필요한 모든 것을 갖췄다는 점에서도 기존 PC방하고는 확연히 다르다. 웹스테이션은 이곳을 장차 전자상거래 네트워크로 확대 발전시킨다는 전략이다.
웹스테이션은 「호텔식 PC방」을 오는 2000년 6월까지 전국 40개 주요 도시로 확대하고 지역 PC방을 흡수, 체인점을 600여개로 늘린다는 계획이다. 가맹점 문의 (02)3450-5310 WWW.HAANSOFTNET.COM
호텔 같은 PC방. 산뜻한 인테리어와 다양한 컨텐츠, 지역 문화센터 기능까지 갖춘 대형 PC방 「웹스테이션」이 PC방 문화를 바꿔가고 있다.
류찬희기자CHANI@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