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 이창호 "잉씨배 대결 오늘 끝낸다"
中 창하오와 결승 3국‥우승 1승만 남겨
결전의 날이 밝았다. 이창호9단이 중국의 제1인자 창하오0단을 물리치고마침내 잉씨배를 차지, 명실상부한 바둑세계 최강자의 위치를 고수할 것인가.
우승상금 40만달러(약 4억3,000만원)로 새천년 세계바둑계 최고의 이벤트로 꼽히는 제4회 잉씨배 세계프로바둑선수권대회 결승5번기 제2차전이 14일 중국 상하이에서 막을 올린다.
이번 제2차전은 14일 제3국, 16일 제4국, 18일 제5국 순으로 예정돼 있는데 지난해 11월 중국 청두에서 열린 제1차전 제1, 2국에서는 이창호9단이 연거푸 승리, 2연승을 기록했다.
따라서 이번 제3차전에서는 남은 3국 가운데 1국만 더 이기면 잉씨배는 이창호9단의 차지가 된다.
특히 이9단은 이번 제4회 잉씨배 세계바둑대회 석권에 전에 없이 강한 집념을 보이고 있는 데다가 창하오9단과의 역대전적에서도 13승 1패, 12연승의 압도적인 우세를 기록하고 있어 이변이 없는 한 우승은 무난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이9단은 지금까지 세계대회에 12차례를 출전해 11차례 우승, 1차례 준우승(99년 제1회 춘란배 결승에서 조훈현9단에게 패해 준우승)한 전무한 대기록을 보유하고 있어 우승 가능성은 더한층 높다.
한편 지난해에 상금랭킹 3위로 처지면서 5년 연속 차지했던 최우수기사상(MVP)까지 후배인 이세돌3단에게 내줘 자존심에 상처를 받은 이9단은 이번 잉씨배 제패를 계기로 정상 복귀는 물론 바둑사상 유례없는 상금 10억원 돌파의 대기록도 노리고 있다.
뿐만 아니라 한국은 이번에 이9단이 잉씨배를 차지할 경우 지난 89년 제1회 대회 때 조훈현9단, 92년 제2회의 서봉수9단, 96년 제3회의 유창혁9단에 이어 이 대회를 4회 연속 제패하는 진기록도 수립하게 된다.
한편 창하오9단은 지난 98년 제11회와 2000년 제13회 후지쓰배 결승 진출에 이어 이번이 세번째 세계 정상 도전이지만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이9단에 비해 상대적으로 우승 전망은 밝지 못한 편이다.
총규모 115만달러로 4년마다 열리는 잉씨배는 대만의 바둑애호가요 대부호였던 고 잉창치씨가 창설했으며, 제한시간 각 3시간 30분에 35분씩 3회를 쓸 수 있으나 1회당 2점의 벌점이 주어지고, 덤이 8점(우리 식으로 7집반)인 독특한 규칙을 가지고 있다.
황원갑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