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카소는 화가들이 사람의 한쪽 모습만 그리는게 늘 불만이었다. 그래서 피카소는 한 화면에 정면, 옆, 위에서 보이는 모든 얼굴을 한꺼번에 그렸다. 20세기 미술을 뒤흔든 「입체파」는 이렇게 태어났다.윤석호(25) ㈜CCR사장도 비슷한 불만을 가졌다.
「왜 인터넷 홈페이지는 꼭 네모로만 보일까」, 그것이 그의 불만이었다. 컴퓨터 모니터도 네모고, 인터넷 브라우저도 네모다. 아무리 잘 만든 홈페이지도 모두 네모로만 보였다. 인터넷 세상은 「네모」천지였다.
인터넷은 그렇게 네모를 만들었지만 윤석호사장은 「마음대로 웹브라우저」(X2웹)를 만들었다. 홈페이지를 원하는 모양으로 바꿔주는 프로그램이다.
『코카콜라의 홈페이지는 코카콜라 캔처럼, 우리나라를 알리는 홈페이지는 기와지붕 모양으로 바꿔 줍니다. 한번 보면 절대 잊어먹지 않죠.』
「마음대로 웹브라우저」는 외국 사람들이 더 좋아했다.
윤석호사장은 지난 17일 일본의 세계적인 소프트웨어 유통기업인 소프트뱅크에 이 제품을 25억엔(250억원)에 팔았다. 소프트뱅크는 야후의 대주주인 손정의(孫正義)회장이 이끄는 회사. 「마음대로 웹브라우저」의 엄청난 광고효과를 눈치챈 일본 기업들의 문의가 쏟아지고 있다고 한다.
『지난해 미국 「컴덱스」에 참가했을 때 CCR의 전시코너는 구석이었는데 세계 유수의 컴퓨터회사 직원과 관객들이 벌떼처럼 몰려 대성황을 이뤘습니다. 앞으로 소프트웨어의 본고장인 미국에서 한국의 매운 맛을 보여주겠습니다.』
윤석호사장은 취직 시험을 본 적이 없다. 한양대 전자계산학과를 나온 그는 학생 때부터 소프트웨어의 귀재로 불리웠다. 비슷한 꿈을 꾸던 젊은이들을 모아 대학 시절부터 CCR을 차렸다.
『CCR이 뭐냐구요? 고구려(COCURYEO)의 약자입니다. 아시아를 호령했던 고구려처럼 인터넷 세상을 개척하겠습니다.』(02)595-4742 /김상연 기자 DREAM@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