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의 경영권 불법승계 의혹과 관련, 이건희 전 삼성 회장 등의 에버랜드 전환사채(CB) 헐값발행 혐의에 대해 대법원이 무죄를 확정됐다. 그러나 삼성SDS 신주인수권부사채(BW) 헐값발행 부분은 유죄취지로 파기 환송됐다. 대법원2부(주심 김지형 대법관)는 29일 경영권 불법승계 과정에서 회사에 2,500억여원의 손해를 끼친 혐의(특경가법상 배임)로 기소된 이 전 회장 등 임직원에 대한 상고심에서 삼성SDS BW 헐값발행 부분을 무죄판결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돌려보냈다. 재판부는 에버랜드 CB 저가발행과 관련, “주주배정 방식의 신주발행은 반드시 적정가격을 기준으로 할 의무가 없고 계열사들의 실권과정에도 절차상 흠이 있었다는 사실이 인정되지 않는다”며 무죄 판단했다. 그러나 삼성SDS BW를 저가로 발행해 회사에 1,540억여원의 손해를 보인 혐의에 대해서는 “제3자 배정방식으로 이뤄진 만큼 시가보다 낮은 가격에 발행됐다면 회사가 손해를 입은 것으로 봐야 한다”며 유죄로 판단했다. 다만 “BW 발행으로 인한 손해액 규모에 따라 유무죄가 갈리므로 BW의 적정가를 다시 판단하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파기환송심에서 BW 저가발행에 따른 손해액이 50억원을 넘는 것으로 인정되면 이 전 회장 등은 이 부분에 대해 유죄판결을 받게 되지만 50억원 미만일 경우 공소시효가 지나 면소 판결을 받는다. 앞서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이날 에버랜드 CB 헐값발행 혐의로 원심에서 유죄판결을 받은 에버랜드 전 대표이사 허태학ㆍ박노빈씨에 대해 이날 6대5의 다수의견에 따라 무죄 취지로 파기 환송했다. 대법원은 또 이 회장이 삼성 임직원 차명계좌를 이용해 양도소득세를 포탈한 부분에 대해 “‘부정한 행위로 세금을 회피한 경우에 해당한다’며 일부 유죄판결한 원심은 정당하다”고 판단했다. 이 회장은 지난 4월 경영권 불법승계 및 조세포탈 혐의로 기소됐으며 조세포탈 부분만 유죄가 인정돼 1·2심에서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 벌금 1,100억원이 선고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