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인터넷에서 자주 눈에 띄는 단어 중에 ‘토이남’이라는 것이 있다. 궁금해서 뜻을 찾아봤더니 유난히 자기애가 강한 요즘 20~30대 젊은 남성들을 지칭하는 신조어란다. 직접 노래를 들어보지는 못했지만 대중음악 가수 ‘토이(Toy)’가 부른 감수성 짙은 노래 속 주인공을 닮았다고 해서 생긴 말이라고 한다.
신세대 토이남들이 추구하는 자기애 방식은 좀 유별나다. 이를테면 혼자 있는 휴일이면 직접 장을 봐서 요리를 해먹고 고급 와인과 프리미엄 맥주를 즐기며 자신만의 스타일과 브랜드를 찾는 데 무엇보다 많은 시간과 열정을 쏟는다. 정보기술(IT) 제품을 살 때 기능보다는 디자인을 중시하고 취미나 레저도 혼자 즐기는 데 익숙하다. 한마디로 자신의 존재와 가치를 소중히 여기며 스스로를 돌보고 가꿀 줄 아는 당당한 신세대라고 할 만하다. 일반화할 수야 없겠지만 요즘 젊은 세대의 독특한 가치관과 라이프스타일을 엿볼 수 있다.
사실 우리 부모세대에게는 이런 자기애 문화가 낯설다. 자기만의 가치를 추구하며 자신의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 이런저런 투자를 하는 것이 왠지 안 어울리는 옷처럼 어색하기만 하다. 무엇보다도 자기 자신보다는 가족을, 자유와 안락보다는 희생과 헌신을 더 중요한 가치로 여기며 살아왔기 때문일 것이다.
부모세대는 현역에서 은퇴한 뒤에도 삶의 여유와 행복을 추구하는 일에 익숙하지 않다. 자신을 위해 투자하기보다는 늙어서도 자나 깨나 자식 걱정이다. 정부 보증 역모기지 주택연금을 주위의 어르신들한테 권유할 때마다 이런 점을 많이 느낀다.
어르신들은 집만큼은 자녀한테 물려줘야 한다는 생각 때문에 주택연금 가입 자체를 꺼리지만 일단 가입한 경우에도 지나치다 싶을 만큼 몸을 사리는 경향이 있다. 주택연금 가입 사실이 알려지면 ‘자식한테 누가 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얼마나 부모 봉양을 게을리 했으면 노부모가 집까지 맡기고 돈을 빌리겠느냐”는 식의 화살이 자식한테 돌아갈까 봐 노출을 기피하는 것이다. 이 때문에 주택연금 마케팅 부서는 고객사은 이벤트를 준비할 때마다 여간 힘든 게 아니다. 웃지 못할 한국적 현상이 아닐 수 없다.
그러니 이제 자녀들이 좀 나서줬으면 좋겠다. 부모들이 좀더 떳떳이 자신의 행복을 추구할 수 있도록 먼저 주택연금 가입을 권하자는 것이다. 우리 부모세대야말로 자신들만을 위한 ‘토이노년’의 여유를 누릴 충분한 권리와 자격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