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부처내 주요 보직인 재정경제부 세제실장(1급)에 행정고시를 거치지 않고 9급 공무원으로부터 출발한 사람이 발탁돼 화제다.
재경부는 11일 이종규 재산소비세심의관 을 세제실장으로 내정했다. 이 실장은 이번 주에 중앙인사위원회 심의 및 노무현 대통령의 재가 등을 거쳐 정식으로 임명된다. 옛 재무부에서 지난 79년 김진규씨가 비(非)고시 출신으로 1급 자리인 세무대학장을 지낸 적은 있지만 90년대 이후 재경부에서 비고시 출신으로 1급 자리에 오른 것은 이 실장이 처음이다.
이 실장은 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서기보(9급)로 공무원 생활을 시작해 37년간 재경부와 국세청을 오가며 세무관련업무를 두루 섭렵했다. 그는 성실과 뚝심으로 세제실장에 오른 입지전적인 인물이다. 지난해 10ㆍ29 부동산 대책을 마련할 때는 새벽 3시께 일어나 양도소득세 중과세 등 세제관련대책을 입안하기도 했다. 그가 85년 출간한 `법인세법 해설`은 지난해까지 매년 증보판을 발행했을 정도로 법인세에 관한 고전(古典)으로 꼽히기도 한다. 이 국장은 도봉세무서에서 근무하던 지난 76년 건국대 경제학과 야간과정을 마칠 정도로 향학열을 불태웠다.
<권구찬기자 chans@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