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계열사가 국내 최대 인터넷 화상채팅 사이트를 운영하면서 회원들의 음란행위를 몰래 엿볼 수 있도록 하는 상품으로 수십억원의 이득을 취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지검 컴퓨터수사부(이창세 부장검사)는 17일 씨엔조이(www.seenjoy.com)의 공개대화방에서 음란행위를 방조ㆍ묵인한 혐의(정보통신망이용 촉진 및 정보보호법상 공연음란 방조)로 ㈜노틸러스효성(전 효성데이터시스템) 신사업개발팀장인 김모(49) 이사와 권모(36) 팀장을 구속기소 했다.
검찰에 따르면 김씨 등은 작년 11월부터 지난 8월까지 화상채팅방에서 부부간 성행위를 보여준 김모(44ㆍ회사원)씨 등 회원 21명이 각종 음란행위를 연출하는 것을 막지 않은 채 다른 회원들이 채팅방에 몰래 들어가 이들의 음란행위를 엿볼 수 있도록 하는 `투명인간` 상품을 판매한 혐의다. 이번에 적발된 21명은 회사원부터 주부까지 다양하며, 심지어 중학생인 박모(15)군은 아버지의 ID를 도용해 상대 유부녀에게 음란행위를 보여주기도 했다. 검찰은 이들 21명에 대해 공연음란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으나 기소유예 처분했다.
작년 2월께부터 투명인간 아이템(1시간 1,500원)의 유료판매를 시작한 씨엔조이는 회원수가 무려 350만명으로 투명인간 상품으로만 전체 매출의 80%선인 연간 30~35억원의 실적을 올리고 있다고 검찰은 밝혔다. 특히 이 음란 화상들은 인터넷을 통해 수천개씩 급속히 유포돼 명예훼손, 공갈, 협박 등의 수단으로 사용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부장검사는 “공연음란 행위 공간을 제공한 사이트 운영자는 방조범으로, 회원은 정범으로 규정하는 현행법은 개선이 필요하다”며 “회사 대표에 대해서도 수사해 구속여부를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노틸러스효성측은 “씨엔조이는 화상회의, 원격교육, 동영상 이력서 등 다양하게 이용되고 있으며, 투명인간은 화상회의의 의사소통 폭을 확대하기 위해 실시했으나 목적과 다르게 일부 악용됐다”며 “이번에 적발된 21명의 음란 사용자 중 14명을 수사의뢰 하는 등 건전사이트 유지를 위해 노력했으나, 문제가 불거진 만큼 최근 투명인간을 상품을 폐쇄했다”고 해명했다.
<고광본기자 kbgo@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