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ㆍ한화ㆍKCCㆍ동양ㆍ효성 그룹이 올해부터 경영권 승계 작업에 들어갔다는 분석이 나왔다. 하지만 50대 대기업 집단(시가총액 및 순자산 기준) 중 14개를 제외한 나머지 그룹은 후계 이전 작업을 마무리하지 못해 오너들이 고민이 빠져 있을 것으로 관측됐다.
18일 온라인 경제매거진 에퀴터블이 발표한 ‘고민에 빠진 한국 오너들’이라는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들어 이명희 신세계 회장의 아들인 정용진 부사장과 김승연 한화 회장의 장남인 김동관씨 등의 지분이 늘고 있다.
또 정상영 KCC 명예회장인의 아들인 정몽진 회장과 현재현 동양 회장 장남인 현승담씨, 조석래 효성 회장 아들인 조현준 효성 부사장도 각각 그룹 지분을 꾸준히 매입 중이다. 에퀴터블은 “이 같은 2세들의 지분 매입은 미래 경영 구조 확립을 위한 준비 작업”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50대 그룹 중 36곳은 안정적인 후계 구도 확립에 애를 먹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10대 그룹 중에서만 경영권 이전을 마친 곳은 삼성 한 곳에 불과했다. 범삼성가에서는 삼성ㆍ한솔 그룹이 차세대 경영 기반을 마련했지만 신세계ㆍCJ 그룹은 아직 상당한 지분 이동이 필요한 것으로 조사됐다. LG도 아직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다.
범현대가는 삼성ㆍLG보다 이전 작업이 더 느려 현대자동차ㆍ현대중공업ㆍ현대백화점 그룹 등의 경영권 이전에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전망됐다.
그나마 이전 작업이 이뤄진 곳은 주로 10대 그룹 이하의 중견 그룹으로 농심ㆍ태영은 이미 단일 차세대 경영인에게 최대주주 자리가 이전됐다. 또 한국타이어ㆍ효성 등도 자녀들의 지분 합계가 현 오너 경영인의 지분을 초과, 앞으로 경영권 이전에 유리한 위치를 확보했다.
에퀴터블은 “상당수 그룹이 후계 작업을 서두르고 있으나 공평과세 등의 정부 정책 때문에 경영권 이전 작업은 앞으로 더욱 어려워질 것”이라며 “지분이 충분하지 않은 상황에서 단순 증여로 경영권 이전이 이뤄질 경우 차세대 경영인은 세금 납부 등으로 충분한 지분을 확보하지 못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