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Z플러스 영남] 대경대학

유진선 학장 인터뷰
"현장중심 실무교육… 3년 연속 취업률 1위"



경북 경산시 자인면에 위치한 대경대학은 지방 전문대학이지만 설립 15년만에 34개 전공에 재학생 4,600명을 둔 직업전문대학으로 급성장했다. 현장중심 교육으로 집요하게 파고들면서 교육과학부 통계기준으로 졸업자수 2,000명 미만 대학 가운데 3년 연속 취업률 1위를 기록했고, 지방학생보다는 수도권학생이 4대6로 많기도 한 인기 전문대학이다. 15년 전 33세란 젊은 나이에 이 대학을 설립, 직업전문대학의 모델로 자리잡게 한 유진선(48ㆍ사진) 학장을 만나 직업교육 전문기관 운영에 대한 철학과 성장 노하우를 들어봤다. 시대에 맞는 학과 개발등 차별화로 名品교육기관 도약
헤어숍·베이커리등 '캠퍼스의 회사화'로 산학 일체 교육
대도시에 산업현장-학교 연결하는 '코옵센터' 세울것
“전문대학이 나아가야 할 길은 빠르게 변화하는 시대 트렌드에 맞는 직종군을 찾아 틈새시장을 파고들어야 합니다. 이렇게 해야 4년제와는 차별화 되는 직업교육 전문기관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습니다. 인터뷰를 위해 대학 접견실에서 만난 유 학장은 청바지에 노타이, 캐주얼 구두 차림이었다. 겉으로 보기에도 ‘현장감’이 묻어났다. 그는 인터뷰 내내 직업교육은 “실질적이고 재미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즉 직업교육은 ‘실사구시’(實事求是) 이념을 바탕으로 철저하게 실용교육 위주로 진행돼야 한다는 것. “실무능력을 높이는 교육을 통해 전문성을 갖추도록 해야 합니다. 사회는 이러한 인재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사회적응 훈련이 이뤄진 상태에서 졸업함에 따라 당연히 취업률이 높을 수 밖에 없죠” 유 학장은 살이 있는 현장교육을 위해 캠퍼스를 모두 ‘회사’로 바꿨다. “캠퍼스 내 헤어샵에서는 뷰티디자인학부 헤어 전공 학생들이 외부손님을 받아 직접 컷트를 해 줍니다. 컷트 비용은 3,000원으로, 마지막 끝손질은 교수가 해주기 때문에 가격과 퀄리티(품질)를 모두 보장합니다. 이런 것이 바로 전문교육 아닐까요” 이 뿐이 아니다. ‘42번가 레스토랑’에서는 호텔조리학부 학생들이 음식을 만들면, 호텔매니지먼트과 학생 및 교수들이 직접 홀 서비스운영을 하면서 외부 손님을 받는다. 국제관광과 학생들을 위해서는 캠퍼스 내 모형 항공기가 마련돼 있다. 이 곳에서 스튜어디스 서비스 업무를 배우고 점심메뉴는 기내식으로 해결한다. 제과제빵과 학생들은 빵을 직접 만들고 베이커리도 운영한다. 대구관광협회와 손잡고 일반인이 메이크업, 헤어케어, 모델워킹, 포토포즈 강습 등을 받은 후 패션쇼 무대에서 워킹을 하며 잠시나마 패션모델로 변신할 수 있는 ‘패션뷰티 투어’ 상품도 운영하고 있다. “비록 학생들이 운영하는 학내기업이지만 외부 손님들이 끊이지 않을 정도로 방문객들이 늘고 있습니다. 이러한 교육환경 때문에 창업이 많고 취업률이 높습니다.” 유 학장의 말에는 힘이 실려 있었다. 이러한 ‘CO-OP교육’(산학일체형)은 타 대학의 벤치마킹 대상이 되고 있다. ‘CO-OP교육’을 통해 대경대학은 교육과학기술부가 발표한 ‘2008년 고등교육기관 졸업자 취업통계조사’에서 졸업자수 2,000명 미만 대학 가운데 정규직(86.4%), 전체 취업률(97.4%)로 최상위 대학으로 선정됐다. 지난 2006년과 2007년에 이어 3년연속 취업률 1위를 기록한 것. 유 학장은 지난 93년 대경대학(당시 대경전문대)을 설립한 후 지난 95년부터 2대 학장으로 재직하고 있다. 당시 직업교육 전문기관에 대한 남다른 교육 의지를 갖고 몇몇 지인과 의기투합해 대학을 설립했다고 한다. 그는 “상당수 전문대가 학생 모집에 어려움이 많지만 대경대학은 예외”라며 “지역학생들보다 서울ㆍ경기지역 학생들이 더 많아 매 주말마다 서울까지 셔틀버스를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공부에 ‘재미’를 더하기 위해 고정관념도 많이 깼다. 일례로 입학식을 먼지 나는 운동장에서 하는 것이 아니라 밤에 명품호텔을 빌려서 하거나 아예 산업체에서 전공과 관련해 성공한 사람들의 축사를 듣는 ‘산업체 입학식’ 등으로 변형하기도 했다. “제대로 된 직업교육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 세계 유명 직업대학은 빼놓지 않고 다녔습니다. 적어도 시스템적으로는 대경대학이 선진 직업교육대학에 비해 뒤질 것이 없다고 자부합니다” 대경대학은 특히 현장 중심의 교수인력을 채용하면서 유명인 교수가 많기로도 유명하다. 지난 97년 탤런트 유동근씨(연극영화과)를 시작으로 최란, 임성훈, 임하룡씨 등이 교수로 재직했으며 내년부터는 개그맨 남희석씨가 방송MC과 교수로 강단에 선다. 전 청와대 경호원 장기붕씨는 경호행정학부 교수이고, 강삼재 전 국회의원은 이 학교 부학장이다. 유 학장은 “패션ㆍ뷰티나 요리를 배우기 위해 유럽 유명대학을 찾지 않아도 될 만큼 대경대학을 명품 직업교육기관으로 키울 것”이라며 “급변하는 현실에 맞게 커리큘럼을 조정하고 서울 등 대도시에 산업현장 최일선과 학교를 연결하는 ‘코옵센터’도 세울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현대사회는 ‘Excellent’(엑설런트ㆍ우수)한 인재보다 ‘Different’(디퍼런트ㆍ독특)한 인재가 필요하다”며 “고정관념을 깰 수 있는 창의적인 직업 전문인을 키워낼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지역사회에 대해서도 그는 “교육도 부가가치를 창출해야 하는 ‘경영’과 같다”며 “교육도시인 보스턴이 불황이 없는 것처럼 대구경북도 교육에 대한 투자를 늘려 사람이 몰려오는 곳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 톡톡튀는 이색학과
개그맨 남희석 교수로 활동 '방송 MC 학과'
FTA 시대 대비해 '자동차 딜러과' 신설도
대경대학의 학과는 문화 등 3차 서비스업에 특화 돼 있다. 이중에서도 특히 내년부터 신입생을 맞는 '방송MC과'와 '자동차딜러과'가 우선 눈에 뛴다. 방송MC과(3년제)는 세분화되고 전문성을 요구하는 시대 요구에 따라 설립된 학과. 전문방송 및 이벤트MC를 양성하게 된다. 지난 수시 2학기 1차모집(9명 선발)에서 7대1의 경쟁률을 기록, 주목을 받기도 했다. 이중에는 이미 전문MC로 활동하는 지원자와 4년제 대학을 졸업한 만학도 등도 있었다. 교수진은 김건표 학과장을 비롯해 코미디 작가 김일중, 방송MC 남희석, 방송인 김홍식 등으로 구성됐다. 자동차딜러는 FTA를 통해 자동차 무역협정이 체결되면 세계 유명 자동차들이 국내로 몰려올 것에 대비해 신설됐다. 현재 자동차딜러를 양성하는 학과는 국내에 없는 실정. 가수 출신 김민우씨를 비롯해 자동차 판매왕들이 교수진으로 나선다. 연극영화과는 지난 10월 개최된 '전국대학연극축전'에서 정상에 등극하는 영광을 안았다. 악극 '가거라 삼팔선'으로 출전, 영예의 대상(상금 500만원)을 수상한 것. 같은 달 열린 '거창전국대학 연극제'에서도 은상과 우수연기상을 수상했다. 와인마스터과는 지난 2005년 11월부터 호주 디킨대학과 공동으로 대학 내에 'TK와이너리'라는 와인공장을 전국 최초로 설립, 국산 포도로 자체 브랜드 와인을 생산하고 있다. 세계 최고의 와인설비 메이커인 이탈리아 VELO사와 와인생산 기자재 도입 계약을 맺고 발효탱크 7개 등 첨단설비를 갖췄다. 80평 규모의 와이너리에서는 2만4,000리터의 포도주 원액을 숙성시킬 수 있으며 8도~13도짜리 포도주를 연간 6만병까지 생산할 수 있다. 지난 2006년 개설된 동물조련이벤트과는 최근 동물원 사육사가 자주 방송을 타면서 유명해 졌다. 올해 첫 졸업생을 배출했는데 주로 동물원 사육사ㆍ조련사, 동물테마파크 공연 전문가, 동물 공연 전시 프로덕션 등의 분야로 진출했다. 이밖에도 대경대학에는 모델과, 호텔매니지먼트과, 국제관광과, 호텔조리학부, 호텔제과제빵과, 병원의료행정과, 스포츠건강과학과, 국제태권도과, 골프과(신설), 뷰티디자인학부, 분장예술과, 경호행정학부, 웨딩매니지먼트과 등에 개설돼 있다. 3년제로는 간호학과, 안경광학과, 인테리어 리모델링과, 연극영화과, 영화ㆍ방송연예제작과, 뮤지컬과, 국제모델과 등이 있다. 우수 인재에 무료 유학프로그램 시행
학과전원 해외학기제도 검토
대경대학은 전액 무료 장학 프로그램인 '더블플러스 CO-OP'를 지난 10월부터 본격 시행하고 있다. 이 프로그램은 우수 학생 50명을 선발해 항공료와 기숙사비, 교육비 등 1인당 1,000만원 가량의 예산을 투입, 10주 동안 해외에 체류하면서 어학과 전공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것. '더블플러스 CO-OP장학프로그램'은 특히 성적 우수자들에게만 주어지는 장학제도가 아니라 전공 성취도(특기ㆍ적성ㆍ전공능력) 등 전공분야별로 우수한 재능을 가진 인재를 선발, 시행되고 있는 것이 특징. 이 때문에 다른 대학의 장학제도와 달리 성적 우수자의 비율은 전체 장학생 선발 인원의 20%에 불과하다. 이와 관련, 대경대학은 1차로 지난 10월 경찰행정학부 등 11개 학과에서 선발된 24명을 호주로 출국시켰다. 대경대학은 내년에는 '학과 전원 해외 학기제 프로그램' 도입도 검토하고 있다. 학생 모두에게 해외에서 교육 받을 수 있는 기회를 주겠다는 것. 대경대 관계자는 "학과 전체 해외학기제는 드문 일"이라며 "해외에서 집중적인 전공 및 영어교육은 물론 학생들에게 다른 문화를 기해할 수 있는 기회를 넓혀줄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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