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美정부채 축소로 채권조달금리 하락 가능성"미국 정부채권의 물량이 급감, 국제 자본시장에 판도변화가 있을 것이라는 본지 지적과 관련해 금융감독당국이 국내 금융회사들에게 외화 채권발행을 적극 유도하고 나섰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16일 "미 정부채권이 계속 감소함에 따라 채권조달금리가 하락할 가능성이 높아졌다"며 "이달말 께 금융기관 국제금융 및 외환담당 실무자 회의를 통해 외화채권을 적극 발행토록 지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금감원에 따르면 미국 정부가 대규모 재정흑자로 지난 98년부터 만기도래 채권보다 작은 규모의 신규채권을 발행해 정부채 발행잔액이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으며 미 재무성은 지난해 300억달러 규모의 정부채를 중도 상환했다. 특히 지난 96년부터 지난해말까지 만기 1년이내 단기채의 경우 30%, 만기 1년이상의 중장기채의 경우는 발행이 50%이상 축소됐다.
미 의회 예산국 자료에 따르면 미국은 지난 98년부터 지난해까지 3,610억달러의 정부채를 축소한데 이어 올해부터 2010년까지 2조7,940억달러를 추가로 줄인다. 미 정부채는 각국 중앙은행등 미국 이외의 투자자들이 약 40%를 보유하고 있고 이어 연기금, 보험, 뮤추얼펀드등 미국의 대형 기관투자자들이 약 30% 를 보유하고 있다.
이에 따라 국제금융시장에서는 장기차입의 기준이 되면서 장기투자자들의 안정적인 투자자산이 될 만한 대체 금융상품이 없는 상태에서 미 정부채 발행액 감소 우려가 증대되고 있다.
미 정부채 발행이 축소되면 준공공기관 채권, 우량기업 회사채 등이 점차 미 정부채의 기준자산 역할을 대신하게 되지만 미 정부채의 만기구조 다양성 및 국제금융시장에서의 관례 등을 감안할 때 기능을 완전히 이어받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금감원은 분석했다.
아울러 안정성 높은 장기투자자산의 공급축소를 의미하는 것으로 기관투자가들의 장기투자결정 및 포트폴리오 구성을 어렵게하며 미 정부채의 가격변동성이 확대됨에 따라 금리리스크 헤지(위험회피) 기능이 점차 약화되고 헤지 비용도 증가하게 한다고 금감원은 내다봤다.
금감원은 미 정부채 유통물량이 축소돼 이들 채권금리가 하락하면 국제시장에서 국내 금융기관이 발행하는 채권 발행금리도 하락할 수 있는데다 미 정부채 대신 우량기업 등 민간부문에 대한 투자를 확대되면서 채권가격 상승으로 이어져 향후 채권발행에 따른 조달금리를 하락시킬 수 있다고 분석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국내 금융기관의 고금리 단기 또는 중장기 외화차입금을 저금리 중장기차입으로 차환하도록 하고 채권발행을 통한 외화조달을 촉진하도록 지도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정부는 아울러 미 정부채에 상당부분 투자하고 있는 외환보유고의 투자 포트폴리오 재편을 위한 검토작업에 착수했다.
김영기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