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경파 선장 뽑은 전교조 항로는

교원평가제 시범실시 난항 전망… 일각에선 '숨고르기' 관측도

제12대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위원장 보궐선거에서 강경파로 분류돼온 장혜옥(張惠玉.52) 후보가 당선됨으로써 향후 교원평가제 실시를 놓고 노.정 간 갈등이 심화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전교조가 합법화된 이후 여성으로는 처음으로 위원장에 뽑힌 신임 장 위원장은1977∼1989년 경북 안동학교법인 경안학원에 재직하면서 전교조에 가입했다가 해직됐으며 전교조 경북지부 정책실장, 전교조 수석부위원장 등을 지냈다. ▲교원평가 및 교원구조조정 저지 ▲수업시수 감축 ▲고교평준화 해체와 학교학원화 저지 ▲입시개혁 및 대학평준화운동 전개 ▲사학민주화 투쟁 지원 등을 선거공약으로 내세울 만큼 강경파로 분류된다. 이에 따라 전교조의 운영기조도 이수일 전 집행부가 추구해온 `대화와 투쟁의병행'에서 `강경 투쟁 중심'으로 전환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온다. 정부가 추진 중인 교원평가제 시범실시부터 당장 순탄치 않을 전망이다. 장 위원장은 그 동안 선거운동을 벌이면서 "2006년은 교원평가를 막는 해"라고 공언하며 '단호한 투쟁으로 교원평가제 법제화 무산'을 주장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집행부가 대화 대신 연가투쟁 등 실력행사 쪽에 비중을 둘 경우 교원평가 실시를 위한 정부 및 교원단체들과 대화도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전교조가 교원평가제 시범 실시 학교에서 무력 행사를 하는 등 '조직적인방해'를 할 경우에는 물리적 충돌도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노동계 관계자는 "전교조의 강경 노선 선회는 교육현안을 둘러싼 정부와의 대화및 협상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교원평가제 실시 등 현안들을 놓고 노-정 관계가 더욱 경색될 수 있다"고 예상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교원평가 반대에 대한 비판적 여론 등을 의식, 강경 일변도의 투쟁만을 고집하기보다 여론의 추이 및 일선 학교ㆍ교사들의 입장을 파악하면서`숨 고르기'를 할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보궐선거에서 신임 장 위원장이 온건파인 김민곤(金旻坤.53) 후보와 박빙의 승부를 펼쳤다는 점은 강경파가 온건세력들을 포용하지 않은 채 강경투쟁 일변도로만 갈 수 없다는 관측에 힘을 실어준다. 익명을 요구한 한 교사는 "강경파가 당선됐지만 교원평가제 등 교육현안을 놓고강력 투쟁에 적극 나서지 않을 수도 있다"며 "당분간 투쟁방향을 놓고 내부적으로논쟁이 벌어질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