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도 신입생유치 눈치작전

「○○대학은 피하고 △△대학과 같은날 입시를 치러야 유리하다…」다음달 초 확정되는 대학의 입시전형을 앞두고 대학들이 우수학생 유치와 합격생의 이탈방지를 위한 대책을 마련하면서 경쟁대학의 동태를 파악하는 등 입시행 못지 않은 치열한 눈치작전을 벌이고 있다. 현행 4개군(가·나·다·라)으로 나누어 있는 정시모집 입시기간군(群)에 경쟁대학과 같은 날 입시를 치르는 군에 속하거나 혹은 다른 군으로 바꾸려는 대학들의 첩보작전이 전개되고 있는 것. 일부 대학들은 지난 12일까지 대학교육협의회에 접수하게 돼있는 「2001학년도 대입전형기본계획」 제출을 미루며 경쟁학교의 눈치를 살피고 있으며 아예 정시모집 입시기간군을 지정하지 않은채 접수하기도 했다. 이같은 사태는 복수지원이 가능한 다른군에서 중복 합격된 수험생이 상위권 대학에서 대규모 등록포기로 중하위권→중상위권→상위권 대학으로의 연쇄 대이동이 매년 되풀이 되기 때문이다. 지방대인 A대학의 경우 경쟁관계에 있는 B대학과 같은 날 시험을 치르기를 원하고 있으나 인근 C대학은 같은 국립대학인 A대학은 피하고 B대학과 같은 모집군에 들기위해 최대한 정시모집군 지정을 늦추며 타대학의 동향을 살피고 있다. 또 다른 대학의 동태를 파악하기 위해 입시관계자를 포섭하거나 같은 이해관계에 있는 학교끼리 공동전선을 형성하고 정보를 교류하기도 했다. 지방대 입시관계자는 『지방대학의 경우 어느 정시모집군에 소속하느냐에 따라 수험생의 지원규모와 등록여부가 결정된다』며 『대학 정원조정에 큰 영향을 미치는 미달사태를 막기 위해 눈치작전은 어쩔수 없다』고 말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2002학년도부터 특차모집이 없어지고 수시모집을 통해 대학은 연중 학생을 선발할 수 있다』며 『이럴 경우 대학들의 눈치작전은 대부분 사라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대교협은 각 대학별 대입전형기본계획이 모두 접수해 교육부·교육청·대교협관계자들로 대입전형심의위원회를 열어 이달말까지 중복이 많은 정시모집군 등 조정을 거쳐 다음달초 올 입시계획을 발표할 계획이다. 최석영기자SYCHOI@SED.CO.KR 입력시간 2000/04/23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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