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국제시장'이 화제다. 기성세대에게는 험난한 세월을 헤치며 풍요로운 세상을 만들어온 자랑스러운 자화상으로 감회가 깊을 것이다. 문득 우리 아이들의 세대에도 점점 더 풍요로워지는 날이 지속될 수 있을지 자문을 해본다.
답은 '그렇지 않다'다. 성장세는 이미 눈에 띄게 줄었고 성장에 따른 부작용인 자원 고갈, 환경 문제 대처 비용에 대한 부담이 급격히 늘어나고 있다. 성장이 한계에 다다른 지금 잔치가 끝나가는 조짐은 시시각각 드러나고 있다. 세수 부족으로 중앙 정부는 물론 지방 정부, 교육청까지 재정 상황이 나빠지고 있고 당장 인건비를 비롯해 직원들의 출장비나 식비 단가까지 줄여 예산을 짜야 하는 상황이 그 조짐이다.
교육도 더 늦기 전에 변화를 인지하고 달라져야 한다. 안타까운 점은 아직도 우리 교육은 성장을 위한 산업 사회에 맞춰 지식 위주의 경쟁에 가치를 두는 획일적·수동적 모습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로 인한 하나의 결과가 '가만히 있으라'로 대표되는 세월호 사건이 아니었을까. 흔히 학교의 변화 속도가 느리다고 한다. 학교의 변화 속도가 느린 데는 물론 교사들이 먼저 노력해 혁신을 이루지 못하는 게 가장 큰 이유겠지만 학부모와 사회의 인식이 제자리인 것도 크다. 내 자식의 현재에 머물지 않고 우리 아이들 전체의 미래를 바라보는 학부모와 사회의 인식 변화가 더 절실히 요구된다. 수능 오류 사태도 크게 보면 1점에 목을 매는 과열 경쟁에서 발생할 수밖에 없던 일이며, 지금의 우리 문화에서는 출제 시스템을 바꾼다고 해도 이러한 과열 경쟁은 여전히 반복될 것이다.
이제는 '지식보다 지혜를 기르는 교육' '경쟁보다 협력과 배려를 바탕으로 하는 교육' '순종적 인간이 아닌 민주시민을 길러내는 인성교육'이 필요하다는데 사회가 합의하고 실천해야 할 때다. 다가올 어려운 시대를 헤치고 살아갈 미래세대를 길러내기 위해 학교와 가정·사회가 함께 고민하고 노력해야 할 것이다. 우리 아이들에게도 아직 잔치는 끝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