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권 노려 채권·주식 매집"…가처분신청 ㈜진로(대표 김선중)는 6일 미국계 증권ㆍ투자자문회사인 골드만삭스증권 및 계열사 등 3개 업체를 상대로 '자사의 채권ㆍ주식 매수를 막아달라'고 채권매수금지 가처분 신청을 서울지법에 냈다. 진로측은 가처분 신청서에서 "골드만삭스는 진로의 비공개 내부정보를 이용, 경영상황이 단기간에 호전될 수 있다는 판단하에 ㈜진로와 계열사들의 채권과 주식을 매입하고 있다"며 "이는 IMF 위기로 어려움을 겪던 진로가 지난 97년 11월부터 컨설팅을 받기 위해 골드만삭스아시아엘엘씨에 넘겨준 내부자료를 바탕으로 한 것으로 비밀유지 계약의 위반"이라고 주장했다. 진로는 특히 "골드만삭스는 진로의 홍콩 자회사 '진로-홍콩'의 변동금리채(FRN)를 집중 매수, 주채권자가 된 후 지난해 12월 홍콩법원에 파산신청을 했다"며 "진로-홍콩이 회생단계에 있었고 이자연체도 없었는데 파산을 신청한 것은 진로그룹 전체에 하자가 있는 것처럼 포장, 채권을 헐값에 획득하는 것은 물론 그룹 경영권을 확보하기 위한 불순한 의도"라고 덧붙였다. 진로측에 따르면 골드만삭스의 진로 채권매입은 컨설팅 계약을 맺은 다음해인 98년부터 시작됐다. 98년 진로의 화의인가 결정 이후 금융회사의 대출금채권이 부실채권(NPLs)으로 분류, 자산관리공사(옛 성업공사)에 양도됐고 경매에 들어갔는데 여기에 골드만삭스의 계열사들이 참여했다. 골드만삭스는 계열사를 동원, 98년 9월과 99년 5~11월 사이에 진로의 강력한 항의에도 불구하고 ㈜진로와 진로건설ㆍ진로산업ㆍ진로식품ㆍ청주백화점 등 그룹계열사의 부실채권을 경락받았다. 이와 함께 99년 5~10월에는 계열사인 골드만삭스아시아파이낸스 등을 동원, '진로- 홍콩'의 변동금리채를 집중 매수했다. 이에 대해 골드만삭스증권의 한국영업소측은 "본사와 협의, 대응방안을 논의하고 있다"며 "현재로서는 입장을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 최수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