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를 찾는 섬 소년의 성장기■한승원 지음/문이당 펴냄
한(恨)을 신화와 샤머니즘을 소재로 독특한 문학 세계를 그려온 중진작가 한승원씨의 신작 장편소설 '물보라'가 출간됐다.
이 소설은 섬마을에 사는 어린 소년이 수많은 경험을 통해 자신만의 세계를 직조해 나가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주인공 해선은 섬마을에 아버지와 단둘이 산다. 전교생이라야 스물 다섯 남짓 되는 분교의 3-4학년 반에 다니는 그는 선생이 숙제로 내준 동화를 써낸다.
아버지가 들려준 이야기이자 바로 자신의 처지를 암시하는 이야기다. "매봉산의 부엉이 소리가 변한 구름장이 날아와서 물너울이 된 여자의 한 가운데다 소낙비를 뿌렸는데 그 소낙비가 섬이 되었고, 섬 주위로 맹렬한 물보라가 일어나더니 열달 뒤 그 속에서 아기가 태어났다" 는 동화다.
해선은 결국, 자기 아버지가 친아버지가 아니라는 사실을 알게 되고, 생모와 친아버지를 만나게 되지만 섬에 남는다.
작가는 아버지를 그리워하고 아버지를 만들어 가면서 스스로 아버지의 세계와 질서를 익혀나가는 어린 소년의 모습을 통해 세상에 순응해 가는 인생의 섭리를 말하는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