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금 미납ㆍ흡연… 툭하면 수갑 채우는 경찰

인권위 “인권침해…해당 경찰 경고ㆍ인권교육” 요구

국가인권위원회가 툭하면 수갑을 채우는 경찰의 관행에 대해 인권침해라며 제동을 걸었다. 13일 인권위에 따르면 벌금 미납 수배자였던 김모씨는 지난 3월 경기도의 한 경찰서 형사과 보호실에서 형사의 제지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담배를 피우다 담배ㆍ휴대전화를 빼앗기고 수갑까지 차는 신세가 됐다. 이에 대해 인권위는 "진정인이 보호실에서 담배를 피웠다는 이유만으로 수갑을 채운 것은 인권침해"라며 "경찰 장구 사용과 관련해 자체 인권교육을 실시하라"고 권고했다. 이모씨는 벌금 70만원을 내지 않아 지명수배된 줄도 모르고 지난 1월 경기도의 한 경찰서를 찾았가 현장에서 체포됐다. 이씨가 "벌금만 내면 되는 것 아니냐"며 경찰의 미란다 원칙 준수 확인서에 서명하기를 거부하자 신병처리를 맡은 수사과의 한 경장은 "도주 우려가 있다"며 수갑을 채웠다. 이씨는 검찰로 인계될 때까지 호송차 속에서도 계속 수갑을 차고 있어야 했다. 인권위는 "수갑 등은 구체적 위험이 존재할 때만 예외적으로 사용해야 한다. 도주가 우려된다는 이유만으로 수갑을 채운 것은 인간의 존엄과 가치, 신체의 자유를 침해한 것"이라며 경찰서장에게 해당 경찰관을 경고 조치하고 인권교육을 하라고 권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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