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영화 수출價 높아진다

제작비 증가등 경영압박 새 돌파구 기대

한국 영화의 평균 제작비가 크게 증가하면서 영화 제작 여건이 악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해외 수출과 수출 단가가 높아지면서 제작비의 상당 부문을 여기서 보충하는 경우가 많아 수출이 국내 수요의 한계를 뛰어 넘어 한국 영화의 새로운 돌파구로 부상할 수 있을지 주목되고 있다. 최근 영화진흥위원회의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영화의 평균 제작비는 41억6,000만원(마케팅비 포함)으로 2002년보다 11.8 % 증가했다. 올해도 순제작비만 40억원이 넘는 영화가 크게 늘어 평균 제작비는 더욱 늘 것으로 전망된다. CJ엔터테인먼트가 내년초 개봉 예정으로 최근 제작을 완료한 ‘달콤한 인생’은 광고 및 필름 복사비 등의 마케팅비를 제외한 순제작비만 40억원이 들어 지난해 흥행작 ‘살인의 추억(35억원)’, ‘동갑내기 과외하기(21억원)’등을 훨씬 초과했다. 올해 충무로에는 제작비가 상대적으로 낮은 코미디물이나 애정물이라 하더라도 순제작비가 30억원 정도가 드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러나 올들어 해외로 수출되는 영화 수가 증가하고 수출 단가가 크게 높아진 것은 그나마 영화사들의 경영 압박을 덜어주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영화진흥위원회에 따르면 올 상반기 해외로 수출된 한국 영화 111편(총수출액 3,252만달러)의 평균 단가는 29만3,000달러(3억5,000만원)으로 지난해보다 55.8%나 대폭 증가했다. ‘내 머리 속의 지우개’는 국내 개봉 이전인 지난 10월 부산영화제 기간 동안 일본에 270만달러(33억원)에 수출됐고, 미개봉 영화 ‘달콤한 인생’도 이달초 320만달러(39억원)에 일본에 팔려 국내 영화의 최고 수출가액을 연거푸 경신했다. 이에 따라 이들 영화는 국내 개봉 이전에 각각의 순제작비 34억원, 40억원을 한방에 회수하는 기현상을 낳기도 했다. 최평호 CJ엔터테인먼트 상무는 “한국 영화의 해외 시장에서의 인기는 ‘한류 열풍’에 힘입은 바 크지만, 제작사들이 개봉 이전단계부터 적극적인 수출 세일즈에 나서고 있는 것도 한 요인”이라며 “어차피 국내 시장만으로 300만명 이상을 동원하기 힘든 상황에서 해외 수출은 일본, 중국 등 아시아 전체를 겨냥한 ‘한국형 블록버스터’의 등장 가능성을 높여주고 있다는데 긍정적인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