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피해 여파 '물류대란' 현실화

경부.영동선 철도 수송력 대폭 축소화물차 선점경쟁… 추석전 택배비상 태풍 `루사'의 영향으로 전국의 물류체계가 흔들리고 있다. 경부선 기준 철도 화물수송량은 평상시보다 40% 이상 줄어들었고 각 화물기지마다 선적하지 못한 화물들이 점차 늘어가고 있다. 3일 건설교통부와 운송업계에 따르면 이번 태풍으로 경부선 김천시 감천 강호강교각이 붕괴되면서 철로가 유실된뒤 복구작업이 늦어져 평상시 62회였던 경부선 화물열차 운행횟수가 35회로 대폭 줄었다. 또 시멘트, 광석, 무연탄 등을 주로 운송하던 영동선은 하루 30-36회 운행돼 왔으나 지난달 31일 이후 노선 운행이 완전 중단된 상태다. 운송업계는 철로 복구가 마무리되기까지 최소한 2주이상의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여 제때 수송하지 못한 화물들이 시간이 지날수록 눈덩이처럼 쌓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경부선은 하루 평균 450만t의 수출입 화물, 수하물 등을 수송했으나 3일 현재물동량이 250만t에 그치고 있고 하루 25만1천t의 화물을 실어나르던 영동선은 수송력을 상실했다. 이에따라 경인ICD의 경우 선적기일에 여유가 있는 화물만 처리하고 급한 것은화물자동차로 수송수단을 변경할 것을 각 업체에 통보했다. 경인ICD는 평상시 18-19개 열차를 운행하면서 20피트, 40피트짜리 컨테이너 500개를 실어날랐으나 3일에는 물동량이 250개로 절반 정도 감소했다. 철로 수송이 애로를 겪으면서 각 기업체들의 화물차 수요가 크게 늘면서 선점경쟁이 펼쳐지고 있다. 화물업계에 따르면 태풍이 지나간 직후 전국 27만대의 화물차량이 이미 3-4일치의 물량 확보를 마쳤고 용달, 개인차주에까지 주문이 폭주하고 있다. 20피트짜리 서울-부산 화물차 운임도 이미 기준요금 44만5천원에서 20-30% 단가가 올랐다. 강원도 동해, 삼척, 강릉, 정선, 태백 등 지역과 경북 김천, 상주 등 7개 지역은 현재 택배가 불가능한 상태이며 충북 영동, 충남 공주, 경남 산청, 합천 등 4곳은 배송이 지연되고 있다. 대한통운, 한진, 현대택배 등 업계에 따르면 이번 태풍 피해지역에 평소 택배이동량은 약 1만5천~2만건이며 현재 강원도 침수피해 지역은 오전에 배송물량만이 투입되고 집하는 불가능한 상태다. 이에따라 현지 창고에서 배송하지 못하고 보관중인 물량이 약 70~80%에 달하고있다. 현대택배는 이번 태풍으로 하루 최고 32만 박스까지 치솟을 것으로 예상했던 추석 택배물량이 당초보다 10% 가량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경인ICD의 이일재 과장은 "도로 복구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지만 시간이 지체돼정시성에 문제가 있다"면서 "철로복구가 늦어질 것으로 예상돼 주말부터는 적체된화물로 각 기업체와 화물터미널이 몸살을 앓을 것"으로 내다봤다. (서울=연합뉴스) 유경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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