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만찮은 차량유지비 아끼려면…
'렌터카를 이용해 보세요.'
기업들이 최근 경비절감 차원에서 차량 번호판이 '허'로 시작되는 렌터카 사용을 크게 늘리고 있다. 또 관공서와 공기업, 지방자치단체에서도 예산절감을 위해 렌터카를 본격 활용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체면 보다는 실속을 중시하는 최근의 기류를 반영한 것. 자동차를 소유하는 것에서 이용하는 것으로 생각을 바꾸면 돈을 절약할 수 있다.
13일 렌터카업계에 따르면 렌터카를 1~3년씩 장기 계약해 임원용이나 업무용으로 적극 사용하고 있는 기업들이 크게 늘어나고 있으며 최근에는 관공서에서도 업무용을 적극 활용할 태세다. 일반인들 중에도 실속파를 중심으로 렌터카 이용이 자연스럽게 확산되고 있다.
삼성, LG, SK, LG 등 국내 굴지의 대기업들은 오너나 사장을 제외한 임원용 뿐만 아니라 건설, 종합상사 등을 중심으로 현장 업무용으로 렌터카 사용을 늘리고 있다. 또 외국계 기업의 렌터카 활용도는 거의 100%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벤처기업들도 거품이 빠지면서 경비를 줄이기 위해 렌터카 사용을 크게 늘리고 있다.
렌터카의 차종은 임원용의 경우 에쿠스와 체어맨, 업무용으로는 아반떼, EF쏘나타 등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대기업의 한 관계자는 "3년간 체어맨을 렌트할 경우 구매와 관리, 사고처리를 위한 관리인력이 없어도 돼 월 20~30만원씩 절감된다"며 "내년에도 렌터카 사용을 늘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렌터카업계 1위인 금호산업을 비롯 VIP렌터카, 대한통운, 기아자동차, 동부고속은 렌터카부문에서 상당한 호황을 누리고 있다.
금호산업 성상진대리는 "현재 운용하는 렌터카가 5,500여대로 지난해 말보다 40%이상 늘었다"며 "이중 70%가 2~3년 장기계약 차량으로 요즘은 정부에서도 렌터카를 적극 활용하려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조달청은 지난달 말 입찰을 통해 금호렌터카를 선정, 내년부터 관공서와 정부투자기관, 지방자치단체의 업부용 차량을 렌터카로 적극 전환토록 유도할 예정이어서 앞으로 렌터카의 대중화가 가속페달을 밟을 것으로 보인다.
금호 배노열부장은 "경제침체가 계속되고 있어 기업이나 정부나 일반인들이 쓸데없는 체면을 버리고 실속있게 '경비 줄이기'에 나서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고광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