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로기준법 개정에 따른 주당 근로시간 단축으로 평균 매출액의 20%가량 기업 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조사됐다.
30일 서울경제신문이 단독 입수한 한국경영자총협회·중소기업중앙회의 '근로시간 단축에 따른 기업 피해규모 실태조사' 결과 휴일근로를 연장근로에 포함해 주당 최대 근로시간이 68시간에서 52시간으로 줄어들 경우 기업의 생산차질이 평균 매출액의 19%가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즉 연간 매출액이 1,000억원이라면 근로시간 단축만으로 무려 200억원가량의 생산차질이 불가피하다는 얘기다.
또한 근로시간 단축에 대한 보전수단이 따르지 않을 경우 국내 기업의 70%가 실제로 생산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처럼 근로시간 단축에 따른 기업 피해규모가 가시화한 데 대해 재계는 크게 우려하며 대책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한 재계 관계자는 "신규 채용에 따른 정부 보전 강화, 근로자 임금삭감 등이 수반되지 않는다면 생산차질이 눈덩이처럼 불어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경제 전문가들도 급격한 근로시간 축소에 대해 걱정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김태기 단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산업계의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급격한 근로시간 단축보다는 점진적인 축소가 이뤄져야 한다"며 "줄어든 근로시간 안에서 기업은 생산성을 높이는 방안을 강구하고 근로자는 일정한 임금감소를 감수해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경총과 중기중앙회는 지난 9월23일부터 10월 초까지 근로기준법 개정으로 근로시간이 줄어들 경우 기업에 미칠 영향과 피해를 조사하기 위해 5인 이상 사업장 중 5,000개가량의 기업을 선정,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이들 단체는 이번 조사 결과를 다음주 초에 공개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한편 새누리당과 정부는 7일 오는 2016년부터 주당 최대 근로시간을 현행 68시간에서 52시간으로 축소하는 내용의 '근로기준법 개정안'에 대한 합의를 마쳤으며 조속한 국회 통과를 위해 야당과 노동계ㆍ산업계 등과 입장을 조율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