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4조원이 넘는 연구개발(R&D) 투자운용 권한을 민간에 넘기는 등 국가주도형의 R&D 체계를 민간주도형으로 전면 손질한다. 이를 위해 민간 중심의 R&D전략기획단이 신설되고 10대 미래산업 개발에 7년간 민간 부문과 함께 3조원을 투자한다. 지식경제부는 8일 "지난 수십년 동안 유지돼온 R&D시스템은 나눠먹기ㆍ온정주의로 변질돼 급변하는 시장상황에 맞지 않는다"며 "R&D시스템을 시장친화적ㆍ성과위주ㆍ경쟁체제로 대폭 개편한다"고 밝혔다. 지경부는 우선 4조4,000억원 규모의 R&D 자금집행 권한을 민간기업 최고경영자(CEO)와 지경부 장관이 공동단장을 맡는 전략기획단에 넘겨주기로 했다. 이달 중 단장을 선발해 기획단을 출범시킬 계획이다. 기획단은 오는 6월 말까지 신산업을 창출할 대형 10대 미래산업 선도기술을 선정하게 된다. 또 100대 융합원천기술 개발에 자금을 지원해 원천특허 및 돈 되는 특허 개발을 장려하고 중소ㆍ중견기업의 글로벌 전문화도 지원할 예정이다. 아울러 R&D에는 민간 수준의 경쟁체제가 도입돼 현재 0% 수준인 중간탈락자가 10%까지 확대된다. 또 신기술 과제에 과감하게 도전할 수 있도록 성실실패용인제도 도입된다. 연구자들이 성공 가능한 기술개발에만 몰리면서 실패율은 2.1%로 낮지만 상업성 있는 기술개발은 이뤄지지 못하기 때문이다. 연구자에 대한 파격적인 인센티브도 생긴다. 예산절감액의 일부를 인센티브로 제공하고 연구성과 최상위 5%는 후속과제를 우선 받게 된다. 또 세계적인 성과를 낸 연구자는 연금 등 사회적으로 각종 대우를 받을 수 있는 국가유공자로 지정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최경환 지경부 장관은 "기존의 틀을 전면적으로 쇄신했지만 R&D시스템이 정착되기 위해서는 연구자들의 노력과 인식 전환이 필수적"이라며 "올 상반기까지 완료해 올 사업부터 적용하고 관련법 개정이 필요한 사항은 내년 예산부터 전면 적용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