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質 개선까진 시간 걸릴듯

상용직 2.9%증가 반면 일용직은 4.5%나 늘어
주당 평균 취업시간도 작년보다 2시간 줄어


고용시장이 서서히 개선되는 모습이다. 청년 실업률도 줄고 있는데다 취업자 수도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경기후행지수인 고용지표가 좋아진 것으로 보아 우리 경제의 회복도 기지개를 펴는 수준을 넘어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고용의 속사정을 들여다보면 미진한 구석이 없지 않다. 순수하게 일자리를 잡은 사람들 수는 늘었지만 풀타임 근무와 함께 고용이 보장되는 정규직 일자리는 늘어난 폭이 작다. 통계청의 지난 8월 고용동향을 보면 부진했던 1ㆍ4분기 일자리 창출을 메울 만큼 취업자 증가세는 상승폭이 큰 편이다. 지난해 7, 8월 폭우 등으로 인한 취업자 감소를 고려하더라도 4개월 연속 취업자 수가 40만명 이상 늘어난 것은 올해 정부의 일자리 창출 목표에 도움이 될 만한 요인이다. 청년 실업률 저하도 반가운 소식이다. 지난달 7.4%를 기록하며 전월과 전년 대비 각각 0.9%포인트, 0.2%포인트 떨어졌다. 통계청 관계자들도 “매년 8월에는 대학의 개학이 다가오면서 재학생들이 학업에 복귀하기 때문에 청년 실업률이 낮아지는 경향이 있기는 하다”고 전제를 달면서도 “전월뿐 아니라 전년 동기 대비로도 수치가 하락했다는 점은 긍정적”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그러나 늘어난 일자리의 질이 그다지 좋지는 않다. 취업 시간대별로 보면 1주에 36시간 미만 취업자가 384만6,000명으로 무려 40.7% 증가했다. 이에 반해 36시간 이상을 일하는 이들은 1,833만명으로 되레 4.0% 감소했다. 이로 인해 한 주당 평균 취업시간도 지난해 8월의 47.7시간에서 올해 45.8시간으로 2시간 가까이 줄었다. 상용 근로자보다 일용직ㆍ임시직 근로자들이 더 늘어난 점도 걱정거리다. 지난달 임금 근로자 중 상용직은 전년 동월 대비 2.9% 늘어나는 데 그쳤다. 하지만 상대적으로 고용의 질이 떨어질 수밖에 없는 일용직은 4.5%나 늘어났고 임시직도 1.4% 증가했다. 무엇보다도 일자리 구하기를 아예 포기한 구직단념자들이 증가한 게 가장 우려된다. 지난달 구직단념자 수가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무려 3만7,000여명(33.3%) 늘어난 14만8,000명을 기록했다. 이는 2001년 1월의 14만9,000명 이후 가장 많은 수준이다. 통계청의 한 관계자는 “학력ㆍ전공 등에 비해 근로여건이 열악한 직장에 취업하느니, 차라리 쉬는 게 낫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도 이 같은 고용의 질적 개선에는 시간이 좀더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 신민영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일자리 수와 경제활동인구의 지속적 증가는 경기회복 추세를 보여주고 있다”며 “그러나 아직 질적으로 좋은 일자리가 늘어나고 있지 않은 만큼 투자 활성화가 가속화돼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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