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로 다가온 미국 시퀘스터 파장

3월 제조업 지수 예상치 크게 밑돌아… 경기 회복 발목잡을지 주목

지난달 1일 발효된 미국 연방정부의 시퀘스터(예산 자동삭감) 정책이 미 제조업의 둔화를 촉발하기 시작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다만 이 같은 정부 지출감소에도 민간소비ㆍ주택건설 등 민간 부문이 살아나고 있어 미국의 경기회복 추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아직은 지배적이다.

1일(현지시간) 미국 공급관리자협회(ISM)는 3월 제조업 경기의 전반적인 상황을 보여주는 ISM 제조업지수가 전월(54.2) 대비 하락한 51.3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지수는 2월과 같은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예상을 크게 하회하며 4개월 만에 하락세로 돌아섰다. ISM 제조업지수는 50을 넘으면 제조업 경기 확장을, 50에 미달하면 위축을 뜻한다.

뉴욕타임스(NYT)는 이날 "ISM 제조업지수의 예기치 못한 둔화는 시퀘스터의 영향이 본격화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라며 "9월까지 850억달러 규모의 정부지출을 줄이는 시퀘스터 효과에 세금인상 등이 더해지며 1ㆍ4분기 말부터 미국경제에 영향을 주고 있는 것 같다"고 보도했다. 이처럼 제조업 회복세에 제동이 걸리며 이날 뉴욕증시에 이어 2일 아시아증시도 일제히 하락했다.

밀란 멀레인 TD증권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연방정부의 예산삭감 정책이 수요감소로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입증되기 시작한 것"이라며 "미국 내 경제 각 분야에서 시퀘스터의 영향이 나타나 (지표 및 지수) 조정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미국 소비지출ㆍ주택ㆍ산업생산 등의 지표가 아직 견고해 이날의 하락세가 일시적이라는 분석이 더 많다. 함께 발표된 3월 제조업 분야 구매관리자지수(PMI)는 54.6으로 전달(54.3)보다 소폭 올랐고 2월 건설 분야 투자규모 역시 1월보다 1.2% 증가했다. JP모건도 이날 건설투자지표의 호조세를 반영해 1ㆍ4분기 미 경제성장률 전망을 2.7%에서 3.8%로 상향했다.

로이터통신은 "주택 부문의 호조세가 미 경기를 지탱할 것이라는 긍정적 전망 속에 시퀘스터 파장에 따른 경기둔화 가능성이 공존하기 시작했다"며 "일단 시장은 금요일에 나올 고용보고서 결과에 촉각을 곤두세울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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