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핵심 자산 매각을 선언한 SK이노베이션이 페루 가스수송 법인 지분을 매각해 2,800억원 가량의 현금을 확보했다.
SK이노베이션은 페루 가스수송 법인 TgP(Transportadora del Gas de Peru)의 지분 11.19%를 2억5,100만달러(한화 약 2,800억원)에 매각했다고 3일 밝혔다. TgP는 페루 내 주요 석유개발광구인 56과 88 광구에서 생산된 천연가스를 수도 리마까지, 콘덴세이트·천연가스액체(NGL·Natural Gas Liquid)를 서부 해안 피스코 소재 정유공장까지 각각 파이프라인으로 연결하고 있다. 이날 체결된 매매계약(PSA·Purchase and Sale Agreement)에 따라 지분 3.94%는 스페인 에너지 전문기업 에나가스(Enagas)사에, 7.25%는 페루 소재 투자전문기업인 CFI(Corporacion Financiera de Inversiones, S.A.)의 캐나다 자회사인 하바네라(Habanera)사에 넘어가게 된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 2000년 국제입찰을 통해 페루 88광구 지분(17.60%)을 매입한데 이어 88광구에서 생산된 가스 및 NGL 수송을 위해 설립된 TgP에도 투자했다. TgP는 2004년 8월 상업 운전 개시 이후 페루 전체에서 생산된 천연가스와 NGL의 약 95%를 수송하며 에너지산업의 중추역할을 하고 있다. 김기태 SK이노베이션 E&P(Exploration & Production) 사장은 “TgP 지분 매각은 석유개발사업 확대를 위해 SK이노베이션의 자산 포트폴리오를 재조정하는 작업의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정철길 SK이노베이션 대표이사 사장은 지난달 말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수익·사업구조 혁신과 함께 위기를 헤쳐 나가기 위한 안정적 재무구조 확보에도 전력을 집중하겠다며 자회사 상장이나 비핵심 자산 매각과 같은 자산 유동화를 꾸준히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SK이노베이션은 페루 88광구와 TgP 외에도 8광구(8.33%), 56광구(17.6%), Z-46광구(100%), 페루 LNG(20%) 등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