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경기를 반영하듯 올 들어 카드 가맹점계약 해지사례가 빠르게 늘고 있다. 해지사유가 대부분 폐업인 것을 미뤄볼 때 ‘위기의 자영업자’를 드러내는 또 다른 징표로 읽힌다.
20일 신한ㆍKB국민ㆍ삼성ㆍ현대카드 등 상위 4개 카드사에 따르면 올 1월에 신고된 가맹점 가입해지 건수는 총 12만3,000개로 집계됐다. 이는 예년에 비해 크게 늘어난 수치다. 작년 4분기의 경우 4개 카드사의 월평균 가맹점 계약 해지건수는 약 10만6,000여건. 결국 카드사별로 약 4,000건씩 넘게 증가한 셈이다.
카드 가맹점 계약 해지가 늘어나는 것은 그만큼 경기상황이 어렵다는 것을 반증한다. 통상적으로 가맹점 계약을 해지하는 사유로는 ▦폐업 ▦업종전환 ▦무실적 등이 있다. 이 중 업종전환을 위해 일시적으로 가맹점 계약을 해지하거나 수년 간 이용실적이 없어 가맹점 계약이 자동해지되는 사례는 소수에 불과하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작년에 수수료율 조정이 마무리되면서 일시적으로 가맹점 계약해지가 급증했는데 그때를 제외하면 대다수 해지사유는 폐업”이라며 “그만큼 자영업자들이 어렵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자영업자들은 시련의 시기를 보내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2011년 8월 이후 줄곧 늘어났던 자영업자 숫자가 지난 1월에는 1년 전에 비해 2만1,000명이 줄었다. KB금융경영연구소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자영업자의 절반 가량이 창업 후 3년도 못 버티고 폐업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맹점 계약해지 증가는 고객기반을 약화시킨다는 점에서 카드업계에도 부정적이다. 또 다른 카드사 관계자는 “영세가맹점 감소가 카드사 손익에 긍정적이냐 부정적이냐를 차지하고서라도 카드사의 기본적인 고객이라 할 수 있는 가맹점이 줄어든다는 것은 카드업계에도 좋지 않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