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아시아나그룹이 대우건설 풋백옵션 문제 해결을 위해 총력전을 펼치고 있는 가운데 박찬구(61ㆍ사진) 그룹 화학부문 회장이 금호석유화학 지분 확대에 나서 관심을 모으고 있다. 박찬구 회장은 박삼구(64) 그룹 회장의 동생으로, 고 박인천 창업회장의 4남이다. 29일 금융감독원 공시에 따르면 박찬구 회장은 이 달 중순부터 장남인 박준경 금호타이어 부장과 함께 증시에서 금호석화 주식을 매입해 29일 현재 박찬구 회장 지분율은 5.3%에서 7.3%로, 준경씨는 4.71%에서 8.51%로 늘어났다. 이들 부자의 행보가 주목을 받는 이유는 그 동안 큰 변화가 없던 창업주 2, 3세 지분율의 균형 상태가 깨졌기 때문이다. 최근까지만 해도 박찬구 회장은 형이자 현재 그룹 회장인 박삼구 회장과 동일하게 134만6,512주(5.3%)를 보유하고 있었고 박준경 부장은 박삼구 회장의 장남인 박세창 그룹 전략경영본부 상무와 똑같이 119만8,050주(4.71%)를 보유하고 있었다. 그러나 최근 이들 부자가 장내에서 주식을 사들이면서 15.81%까지 지분율을 늘려 박삼구 회장 부자(10.01%)와의 격차를 5.8%포인트로 확대하는 등 경영에 참여한 4형제 일가 가운데 주식을 가장 많이 보유하게 됐다. 이와 함께 박찬구 회장 부자는 금호산업 지분은 처분하고 있다. 같은 기간 박찬구 회장은 금호산업 주식 72만2,454주를 팔아 34만주(0.55%)만 보유하고 있다. 준경씨 역시 155만7,690주를 매각해 35만주(0.57%)만 남겨둔 상태다. 업계에서는 이에 대해 박찬구 회장이 금호석화를 중심으로 계열 분리에 나서는 것 아니냐는 관측을 하고 있다. 금호석화는 금호산업과 함께 금호아시아나그룹의 양대 축을 형성하고 있는 주요 계열사로 금호타이어(47%), 금호폴리켐(50%), 금호미쓰이화학(50%), 금호피앤비화학(50%) 등 화학ㆍ타이어 등의 자회사를 보유하고 있다. 금호산업 주식 매각과 관련해서도 금호산업이 그룹 계열사 중 대우건설 지분율이 18.6%로 가장 높다는 점에서 동반 부실을 우려해 처분하고 있다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금호그룹이 형제간에 만 65세가 됐을 때 경영권을 이양했던 전례가 두 차례나 있었다는 점에서 박찬구 회장의 최근 행보를 대권(大權)의 향배와 연결짓는 시각도 있다. 창업주의 장남 고 박성용 명예회장이 65세에 회장에서 물러났고 2남인 고 박정구 회장이 65세에 세상을 뜨면서 3남인 박삼구 회장이 경영권을 물려받았던 만큼, 현재 64세인 박삼구 회장이 내년까지 그룹 회장직을 수행하고 이후 박찬구 회장이 승계할 것이란 전망이다. 그러나 금호아시아나그룹측은 "이 정도의 소량 지분이동을 두고 계열분리 작업으로 보는 것은 지나친 확대해석"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