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민정부 장·차관 송년 모임서…특별한 대화없이 덕담만 나눠김영삼 전대통령과 한나라당 이회창 총재가 27일 저녁 시내 아미가호텔에서 열린 문민정부 장ㆍ차관 출신 모임인 마포포럼(회장 박관용) 송년회에 나란히 참석했다.
이날 만남은 이달 초 김 전 대통령이 "신의를 저버린 사람은 대통령이 되어선 안된다"고 이 총재를 비난한 후 첫 만남이어서 주목을 끌었다. 그래서 인지 이 모임에 처음 들른 YS와 매년 참석한 이 총재는 이날 간단한 인사와 덕담을 나누었을 뿐 별도의 메시지를 주고받지는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행사시작 5분전 부인 손명순 여사와 함께 도착한 YS는 황인성ㆍ이영덕 전총리와 김두희 전법무장관 등과 잠시 환담한 뒤 황 전총리가 "연말이라 차가 많이 밀리죠"라고 묻자 "나는 절대 시간에 늦지 않는다. 시간을 안지키는 사람은 절대 못믿는다"고 답했다.
이어 부인 한인옥 여사와 함께 도착한 이 총재는 YS와 악수를 한뒤 "건강하시죠. 요즘도 조깅하세요"라고 반갑게 물었고 YS는 "네, 아침마다 운동을 하는데 배드민턴을 하루 세게임 정도 한다"고 답했다. 이 총재는 또 "동네분들과 치시느냐. 여기서 제일 젊게 보이시는군요"라고 말하자 YS는 "허허허..."라며 웃음을 지었으나 어색한 분위기가 감돌았다.
김 전대통령의 격려사에 이어 이 총재의 인사말이 끝나자 참석자들은 박수를 쳤지만 YS는 박수를 치지 않았고 이 총재가 주한 러시아대사와의 만찬관계로 YS에게 양해를 구하고 자리를 떠나면서 악수를 건네자 YS는 앉아서 손을 잡았다.
한편 YS는 지난 9월 11일 자신의 대변인격인 박종웅 의원의 단식 20일째를 맞아 박 의원을 입원시키기 위해 국회의원회관을 찾았다가 미리 회관에 도착해있던 이 총재와 만났으나 특별한 언급없이 악수만 나누고 헤어진 지 3개월여만이다.
양정록기자
양정록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