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셋값 급등에 "차라리 사자"

노원·서대문등 전셋값 매매가의 60% 육박
20~30평은 1억원 정도 보태면 구입 가능
매매수요 확산에 소형 연립·경매물건 관심



전셋값이 치솟으면서 전세금에 돈을 조금 더 보태 아예 매매로 전환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서울 일부 지역의 경우 전셋값이 매매가의 60%에 육박해 20~30평형의 경우 1억원 안팎의 여윳돈만 있으면 전세를 빼 아파트를 장만할 수 있기 때문이다. 4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지난달 29일을 기준으로 서울 지역 아파트의 매매가 대비 전셋값 비율은 평균 38.33%에 달했다. 구별로는 노원구가 59.52%로 가장 높았고 중랑구(56.73%), 서대문구(56.00%), 은평구(55.71%) 등 주로 강북 지역에 있는 구가 상위에 올랐다. 이 비율이 50%를 넘는 구만 11개구에 달했다. 이 같은 현상은 계절적 요인과 쌍춘년 결혼 특수가 겹치면서 전세 수요는 크게 늘어나는 데 반해 집값 상승에 따른 이주 감소로 매물은 급격히 줄어들고 있는 데 따른 것이다. 실제 국민은행의 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 아파트의 전셋값 상승률은 0.8%로 3년 반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고공행진을 하고 있다. 김규정 부동산114 차장은 이에 대해“집값이 올라가면서 계약연장을 하려는 사람들이 늘어 매물이 줄고 그로 인해 집값이 다시 올라가는 악순환이 반복되면서 전셋값이 치솟고 있다”면서 “반면 20~30평형대의 경우 매매가는 거의 변동이 없어 전셋값 비중이 올라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개별 아파트를 보면 전셋값 비중이 가장 높은 노원구 상계동 대림 e-편한세상 24평형의 경우 매매가는 1억6,000만~1억7,000만원선이고 전셋값은 8,000만원에서 1억원 사이다. 매매가 대비 전셋값 비중이 최고 62%에 달한다. 33평형의 경우도 매매가(2억5,000만원 내외) 대비 전셋값(1억4,000만원 내외) 비중이 56%로 높은 편이다. 인근 S부동산의 사장은 “20~30평형대의 경우 전셋값은 최근 2,000만~3,000만원 오른 반면 매매가는 거의 변동이 없다”며 “전세를 문의하다가 아예 사는 사람들이 적지않다”고 말했다. 서대문구 홍제동의 문화촌현대 33평형도 전셋값(1억7,000만원 내외)에 8,000만~1억원만 보태면 살던 아파트를 살 수 있다. 은평구 불광동의 라이프미성 28평형도 전셋값(1억4,000만원 내외)과 매매가의 차이가 1억원이 안된다. 소형 연립주택의 경우 이 같은 현상이 더욱 두드러진다. 상계동 수락산역 근처 연립 32평형(실평수 18평형)은 전셋값(9,000만원 내외)에 1,000만원만 보태면 매매가 가능하다. 인근 D부동산 사장은 “과거에는 연립을 사려는 사람이 거의 없었지만 최근에는 전셋값이 오르면서 매매를 문의하는 사람이 늘었다”고 말했다. 한편 전셋값이 오르면서 내 집 장만을 위해 경매시장을 노크하는 사람들도 늘고 있다. 소형 아파트의 경우 매매가 대비 전셋값 비중이 60%를 넘어서는 수준인 만큼 2회 이상 유찰된 아파트라면 전셋값으로도 장만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요즘같이 전세 매물이 귀할 때는 경매로 눈을 돌리는 게 유리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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