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FRB 기준금리 동결… 주택·고용동향 보며 인상 저울질 할듯


'이변은 없었다.' 미국의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는 기준금리를 제로 수준으로 동결하며 일반적 예상대로 '상당 기간 초저금리를 유지한다'는 팽창적 금리정책 기조를 지속했다. FRB는 또 1조2,500억달러 규모의 모기지채권(MBS) 매입 프로그램을 예정대로 이달 말 종료하기로 했다. MBS 매입을 중단하면 모기지 금리상승과 이에 연동하는 장기금리 상승이 예상돼 FRB는 장기금리 상승 추세와 주택시장 및 고용시장 동향 등을 봐가면서 기준금리 인상 시점을 저울질할 것으로 보인다. 페드워처(FRB 분석가)들은 이르면 오는 4월 또는 6월쯤 '상당 기간(for an extended period) 초저금리를 유지한다'는 정책 성명서상의 표현을 '당분간(for some time)' 등으로 변경한 뒤 이로부터 6개월 이후 기준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런 시나리오라면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시점은 올해 말쯤이 된다. FRB는 16일(현지시간) 통화정책결정기구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0~0.25%로 동결한다고 발표했다. 제로 수준의 기준금리는 지난 2008년 12월 이후 1년 3개월째 이어지고 있다. 이날 최대 관심사였던 '상당 기간 초저금리를 유지할 것'이라는 정책 성명서상의 표현은 예상대로 일체 변화가 없어 FRB가 이른 시일 내에 금리를 인상하지 않을 것임을 재차 확인함으로써 시장을 안심시켰다. FRB는 제로 수준으로 금리를 내린 직후인 2009년 1월 '당분간 유지한다'고 했다가 3월부터 이 표현 문구를 유지해왔다. FRB는 그러나 종전보다 미 경제상황을 긍정적으로 평가한데다 대표적인 양적완화 정책인 MBS 매입을 예정대로 3월 말 종료한다고 밝혀 출구전략 본격 가동에 대비하려는 메시지도 던졌다. 성명서는 기준금리를 제로 수준으로 끌어내린 경기침체에 빠진 2007년 12월 이후 처음으로 "고용시장이 안정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직전 FOMC가 열린 올 1월에는 "고용시장의 악화가 완화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또 기업의 지출도 상당히 증가했다고 밝혀 "기업지출이 늘어나고 있으나 구조적 투자는 수축되고 있다"는 종전 평가보다 한 발 더 나아갔다. 한편 FOMC 멤버 가운데 최대 '매파'인 토머스 회니그 캔자스시티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1월에 이어 또다시 유일하게 반대표를 던졌다. 성명서에 따르면 회니그 이사는 예외적으로 낮은 수준의 금리가 금융시장의 불균형을 가져오고 장기적으로 거시경제 및 금융시장의 위험을 증가시킬 수 있기 때문에 저금리를 상당 기간 유지한다는 것은 더 이상 정당화되지 못한다는 견해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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