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화 강세에 외화예금 인기몰이

올들어 원·달러 환율 12% 치솟자 환차익 기대
4월말 169억弗…3개월동안 20억弗 이상 몰려


달러화 등 외화가 강세를 지속하자 외화예금이 큰 인기를 끌고 있다. 22일 금융계에 따르면 원ㆍ달러 환율이 올들어 무려 12%가까이 치솟자 외화예금 수요가 큰 폭으로 늘어나는 추세다. 국민은행의 경우 외화예금 잔액이 지난해 말 15억6,400만 달러에서 원ㆍ달러 환율이 970원대까지 떨어진 4월의 경우 14억8,600만 달러까지 줄어들었다. 그러나 5월 들어 원ㆍ달러 환율이 가파르게 상승하며 달러당 1,050원대에 근접하자 외화예금 잔액이 15억6,800만 달러까지 늘어났다. 1개월도 채 되지 않아 8,200만 달러의 자금이 몰린 것이다. 하나은행의 외화예금 잔고도 지난 2월 말 16억6,200만 달러에서 ▦3월 말 18억1,500만 달러 ▦4월 말 19억300만 달러 등으로 꾸준히 늘어난 데 이어 이달 21일 현재 25억6,400만 달러로 증가했다. 최근 한 달 사이에 외화예금이 무려 6억 달러 이상 늘어난 셈이다. 한편 국민ㆍ우리ㆍ신한ㆍ하나ㆍ기업ㆍ외환은행 등 주요 은행의 외화예금 잔액은 4월말 현재 169억3,000만 달러로 지난 3개월 동안 20억 달러 이상 늘었다. 이처럼 최근 들어 외화예금이 큰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은 환율급등에 따른 환차익 기대 때문으로 풀이된다. 미국의 저금리 기조로 달러화 외화예금 금리는 연 3.0%에도 못 미친다. 보통 1개월 이상이면 2.2%, 6개월 이상이면 2.7%의 금리를 적용한다. 국내 정기예금 금리와 비교하면 2.0%포인트 이상 낮은 수준이다. 하지만 올들어 원ㆍ달러 환율이 11.7% 가량 상승함에 따라 실질 수익률은 13.0%를 웃돈다. 특히 이자수익에는 소득세가 부과되지만 환율상승에 따른 환차익에는 세금이 전혀 붙지 않아 수익을 고스란히 챙길 수 있다. 시중은행의 한 관계자는 “달러수요 급증에 따른 환율상승으로 외화예금에 대한 문의가 크게 늘고 있다”며 “현재처럼 환율상승 기조가 이어질 때는 유학자금 등 외화가 필요한 사람들에게는 외화예금이 안성맞춤이지만 환율이 떨어지면 손실을 입을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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