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켓배송, 퀵배송, 옴니배송, 슈퍼배송, 매직배송, 드림배송….
유통업계의 사활을 건 '배송 전쟁'이 달아오르고 있다. 쿠팡의 '로켓배송'으로 촉발된 뒤 백화점, 대형마트, 홈쇼핑, 온라인몰 업태를 막론하고 속도(speed)·편리(serviceability)·안전(security) 등 '3S'를 선점하기 위해 막대한 비용과 역량을 쏟아붓고 있다.
9일 홈플러스는 인터넷 주문 후 1시간 내 물건을 받을 수 있는 '퀵배송' 서비스를 강서점에서 시범 실시한다고 밝혔다. 오토바이 배달 서비스는 대형마트 업계 처음이다. 강서점에서 취급하는 2만5,000여개의 상품을 온라인에서 오전 11시부터 오후 7시까지 주문하면 1시간 안에 수령할 수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현대홈쇼핑도 이날 고객 대다수가 여성임을 감안해 '안전'을 키워드로 여성 택배기사가 배송하는 '드림배송'을 본격화했다. 이를 위해 2002년부터 도입했던 '안심 서비스'의 배송 인원을 2배 증원했다. 특히 다음달에는 서울지하철 5~8호선의 택배 보관함을 활용한 '지하철 안심 배송'도 실시키로 했다. 택배기사가 지하철역 해피박스에 상품을 넣으면 비밀번호가 고객 휴대폰으로 자동 전송돼 출퇴근길 지하철역에서 손쉽게 수령하는 서비스다. 연내 112개 지하철역에 안심배송 서비스를 도입한 후 내년 157개 역으로 확대키로 했다.
이마트는 지난해 경기도 용인에 온라인 전용 물류센터를 짓고 배송 전쟁에 가세했다. 이마트 보정물류센터는 수도권 남부 15개 점포가 담당하던 온라인 배송을 일괄 전담하며 하루 최대 1만건을 처리할 수 있다. 올 연말에는 김포에도 온라인 물류센터를 건립하는 등 2020년까지 6곳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로켓배송'으로 배송 전쟁에 불붙인 쿠팡은 지난 7월 경기도 일산 지역에서 주문 후 2시간 내 배송해주는 서비스를 도입했다. 대상 제품이 기저귀, 분유 등 육아상품에 한정되고 배송비 5,000원도 추가로 내야 하지만 소비자의 호평이 잇따르고 있다. 쿠팡은 전국 주요 도시로 2시간 배송 서비스를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티몬도 최근 현대택배와 손잡고 24시간 이내 배송을 완료하는 '슈퍼배송' 서비스를 서울 강남지역에 시범적으로 도입했다.
'편의 증진'을 위해서는 온·오프라인·모바일 등 복수의 쇼핑 채널을 하나의 매장처럼 이용하는 '옴니 채널' 서비스도 속속 선보이고 있다. 롯데마트는 최근 온라인 마트에서 주문한 물품을 오프라인 매장에서 되찾는 '드라이브앤 픽' 서비스를 내놨다. 패스트푸드점의 드라이브 스루 서비스처럼 차량에서 내리지 않고 수령이 가능한 게 특징이다. 롯데백화점은 백화점 주문 물품을 그룹 내 편의점인 세븐일레븐에서 찾는 서비스를 실시하고 있다. 신세계그룹도 온라인몰 SSG닷컴에서 구매한 상품을 백화점에서 찾을 수 있는 '매직픽업 서비스'를 시작했다.
배달서비스는 편의점도 예외는 아니다. CU는 지난 6월 배달전문 업체와 손잡고 근거리 배달 서비스를 도입했다. 스마트폰 앱을 통해 1만원 이상 사면 최대 40분 이내에 원하는 곳에서 상품을 받을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배송이 경쟁력인 시대에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며 "하지만 가뜩이나 열악한 유통업체에 비용 증가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