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극단 앙상블의 '익스트림 로미오와 줄리엣'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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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목화 레퍼토리의 '로미오와 줄리엣'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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셰익스피어의 고전 비극에는 도무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의상과 소품을 등장시킨 ‘로미오와 줄리엣’이 잇따라 무대에 올려진다.
올해 3회째를 맞는 국립극장 연극축제 ‘셰익스피어 난장’에서 펼쳐질 두 편의 로미오와 줄리엣은 셰익스피어의 비극을 원전으로 하고 있다는 점을 잊는다면 같은 연극이라는 사실을 눈치채기 힘들다.
4월 15~23일 국립극장 야외무대인 ‘하늘극장’에서 선보일 ‘익스트림 로미오와 줄리엣’은 젊은 세대의 취향에 맞춘 신나는 인라인 스케이팅 퍼포먼스. 극단 앙상블이 지난해 선보였던 ‘바퀴 퍼포먼스-로미오와 줄리엣’이 올해 ‘셰익스피어 난장’의 개막작으로 선정돼 ‘익스트림 로미오와 줄리엣’이라는 이름표를 달고 관객을 찾는다.
연극계의 거장 오태석씨가 연출한 ‘로미오와 줄리엣’을 제치고 이번 셰익스피어 난장의 개막작으로 선정된 익스트림 로미오와 줄리엣은 극한 스포츠에 열광하는 젊은 세대 감수성을 자극한다. 출연진의 절반 가량은 현직 익스트림 스포츠 선수. 출연자들은 인라인 스케이트와 스케이드 보드를 타고 무대를 종횡무진 누빈다. 화려한 귀족 의상 대신 인라인 스케이트를 신은 로미오와 줄리엣의 박진감 넘치는 춤과 짜릿한 묘기는 하늘극장 무대를 한껏 달궈놓는다. 대사가 없는 극의 흐름은 강한 비트의 댄스 음악과 두명의 해설자에 의해 전개된다.
익스트림 로미오와 줄리엣의 연출은 맡은 김진만씨는 “젊은 세대의 자유와 도전 정신을 표현하고 있다는 점에는 ‘익스트림 로미오와 줄리엣’과 셰익스피어의 원전 ‘로미오와 줄리엣’은 일맥상통한다”고 말했다. 로미오 역은 인라인 스케이트 선수 유태완씨, 줄리엣은 연극 배우 조정민씨가 맡았다.
이번 셰익스피어 난장의 총감독을 맡은 오태석은 로미오와 줄리엣에 한복과 우리 가락을 입혔다. 5월 10~19일 하늘극장에서 선보이는 로미오와 줄리엣은 셰익스피어 비극 무대를 이탈리아 베로나에서 한국으로 바꿔놓았다. 목화 레퍼토리 컴퍼니의 로미오와 줄리엣은 툇마루에서 할머니에게 듣는 민담의 한 토막처럼 구성지다. 3ㆍ4조, 4ㆍ4조의 운율 속에 담긴 감칠맛 나는 대사는 마치 한편의 마당놀이를 보는 듯한 착각에 빠지게 한다.
목화 레퍼토리 컴퍼니의 로미오와 줄리엣은 지난해 한국연극평론가협회에서 선정한 ‘올해의 베스트 3’ 연극에 선정된 작품. 지난 1월 인도 국립극장연극제에서 공연했고 올 11월엔 영국 바비칸 센터 기획공연으로 초청받아 3주간 공연에 들어간다.
한편 4월 15일부터 5월 28일까지 국립극장에서 열리는 이번 셰익스피어 난장 축제에는 두 편의 로미오와 줄리엣 외에 극단 76의 ‘리어왕’(5월23~28일), 극단 드림플레이 ‘유령을 기다리며‘(4월 15~23일)와 해외 초청작인 독일 만하임 국립극장 ‘오델로, 베니스의 무어인’(5월24~26일)이 무대에 오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