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품소재 선진강국을 찾아서]프랑스 경제도약의 힘

튼튼한 기초기술로 첨단업종 뒷받침프랑스는 지난 90년대 중반을 계기로 재도약을 실현해나가고 있다. 최고의 호황기를 구가하던 80년대를 벗어나 90년대들어 극심한 불황에 시달리던 프랑스는 96년 채택된 범유럽차원의 기술혁신 5차 프로그램을 토대로 기술혁신에 초점을 맞추며 경제활력을 되찾아가고 있는 것이다. 에어버스와 TGV 등을 통해 첨단기술의 강국 이미지를 보여주던 프랑스는 무엇보다 튼튼한 부품소재 등 기초, 기반기술력을 바탕으로 다시 유럽의 중심이자 세계경제의 핵심 축으로 당당히 자리매김해 나가고 있다. 프랑스는 지난 2000년 기업투자부문에서 전년대비 6.2%의 증가율을 보이면서 3.4%의 GDP성장률을 기록, 호황을 맞았지만 지난해는 세계경제의 침체여파로 그 기세가 2.1%(전망치)로 떨어졌다. 하지만 '산업의 씨앗'인 부품소재분야의 앞선 기술력과 확고한 산업기반이 IT와 소프트웨어, 바이오 등 첨단 산업과 결합, 시너지효과를 창출하며 프랑스의 강력한 위상을 확인시켜주고 있다. 이는 기술개발에 대한 과감한 지원과 광범위하고 효율적인 기술인력 네트워크에 의해 뒷받침되고 있다. 프랑스는 96년 기술혁신프로그램을 계기로 침체된 경제를 되살려 일그러진 자존심을 회복키위해 기술 개발 및 혁신에 과감한 투자와 지원을 시작했다. 산학협동으로 세워진 기업을 중심으로한 첨단기업들의 활성화를 위해 우리의 코스닥시장과 같은 증권시장인 '누보마르세'를 개설했다. 기술력을 갖춘 유망기업들에게 도약의 발판이 되고 있는 이 시장은 지난 2000년말기준 상장업체수가 158개사로 2년전에 비해 2배정도 증가하는 등 프랑스 경제의 새로운 활력을 나타내고 있다. 또한 대학과 연구소내에 인큐베이터 부서설립을 적극 유도, 첨단기술의 기업이전을 실현토록 하는 한편 동시에 중소기업 등의 부품소재 개발과 관련된 연구개발부문에 대해 보다 적극적인 세금감면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프랑스 전자 및 반도체기업협회(SITELESC) 게라드올리비에 사무국장은 "프랑스 정부차원에서 일반기업들을 위한 정책적인 지원프로그램은 특별한 것이 없다"며 "다만 국가 전략적 부문을 중심으로 한 기술개발과 관련된 현안에 대해서는 과감하고 공격적인 후원을 해주고 있다"고 소개했다. 지난 51년 설립된 협회도 정부의 기술이전 정책에 맞춰 전자 및 반도체와 관련된 중소기업들이 알카텔 등 대기업들로부터 다양한 기술협력을 받을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고 게라드올리비에 국장은 덧붙였다. 프랑스는 국립기술이전청(ANVAR), 금융기관인 CDC와 기술투자기금(FCPI)을 활용하는 벤처캐피털 등을 통해 기초소재 및 IT와 소프트웨어 등 첨단 기술부문에 대한 투자 및 지원을 적극적으로 실행하고 있다. 더불어 연구원이 퇴사하지않은채 개발한 기술을 바탕으로 투자 등을 받아 창업을 할경우 그 회사의 지분을 최대 15%까지 소유하고 기업 운영에 일정기간 임원으로 참여할수 있는 것은 물론 민간기업에 근무한뒤 다시 연구직으로 복귀할수도 있도록 제도화해놓고 있다. 프랑스 정부는 매년 창업대회를 개최, 핵심기술과 관련된 기초소재 및 첨단업종의 300여개의 업체를 선발해 약 2억프랑의 기금을 확보하고 있는 ANVAR을 통해 자금을 지원하고 있다. 프랑스 산업부 IT및 산업팀의 허버트 갈리앙트 전자부품담당관은 "대학과 연구소, 정부가 연계된 R&D지원 및 유망기업 발굴, 육성 시스템은 프랑스 산업을 기초 소재 및 부품과 최첨단 업종이 효율적으로 조화된 역동적 구조로 만들고 있다"고 강조했다. 프랑스 정부는 이처럼 전략적 부문을 중심으로 종합 청사진을 마련, 산업부 등 각 부서를 통해 지원프로그램을 효율적으로 운용하고 있는 것이다. 프랑스는 기술본위의 직간접적인 지원정책을 통해 산업기반 토대를 더욱 굳건히하는 것은 물론 경제강국으로서의 면모를 다잡아가고 있다. 프랑스는 기초소재 및 첨단분야에 대한 기술중심의 과감한 산업정책을 통해 한때 실추됐던 자존심을 회복하는 한편 경제강국으로서의 위상을 되찾아 가고 있다. 파리(프랑스)=남문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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