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SOC확충 우선순위세워 투자를본사-현대경제硏 '새천년 경영전략세미나'
서울경제신문은 현대경제연구원과 공동으로 10일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제 2회 새천년 경영전략세미나」를 개최했다. 이날 세미나에서는 역사적인 남북정상회담 이후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는 남북경제협력에 대한 깊이 있는 진단과 진지한 토론이 이어졌다.
이날 세미나에는 김정균(金丁均) 현대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이 「대북경협 전략과 유의사항」이라는 제목으로 주제발표하고, 유완영(兪琓寧) (주)IMRI 회장·이정우(李禎雨) (주)현대아산 이사·洪淳直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 등 3명이 토론에 참여했다. 다음은 이날 새천년 경영전략세미나의 주요 내용.
-제1세션-주제발표
<주제:대북 경협 전략과 유의 사항>- 김정균(金丁均) 수석연구위원(현대경제연구원)
남북정상회담을 계기로 대북 진출을 위한 기업들의 움직임이 활발해지고
있다. 그러나 원활한 대북 진출을 위해서는 법·제도적 장치 마련, 물류비 문제 해결, SOC 확충 등 북한의 투자 환경을 개선하기 위한 전제 조치들이 필요하다.
우선 북한내 SOC 확충 방안의 기본 방향은 첫째, 자금 부담을 경감시키는 방향으로 추진되어야 한다. 사회간접자본은 많은 자금이 소요되는 관계로 계획 단계부터 확충 우선 순위와 파급 효과를 고려하여 시행해야 한다. 둘째, 북측의 거부감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추진해야 한다. 확충 초기에는 체제에 대한 부작용을 우려하는 북측의 입장을 충분히 고려하여 시행해야 한다. 셋째, 확충에 따른 경제적 파급 효과를 최대화하는 방향으로 추진되어야 한다.
북한내 SOC 확충을 위한 우선 순위 선정 기준도 첫째, 기업의 북한 진출을 위해 가장 시급한 분야이고 둘째, 북측이 지원을 요청한 분야 셋째, 북한 경제 회복을 위해 우선적으로 필요한 분야이어야 한다.
따라서 북한 내 SOC 확충을 위한 현실적 방안으로 「방사형(放射型)」과 「점선복합형(點線複合型)」을 제시하고자 한다. 전자는 북한의 특정 지역에 필요한 확충 사업을 먼저 한 후 공단이 가동되면서 공단 자체에서 발생하는 각종 수요(원자재·에너지 등)를 충족시키기 위한 SOC(공단과 원산지를 연결하는 도로·철로·송배전 설비·통신 등)를 점차 연결해 나가는 방식을 말한다. 후자에서 말하는 점(點)이란 공단과 같은 특정 지역을 선(線)은 철로나 도로를 말한다. 북측이 남북간 철로나 도로 연결에 합의할 경우 공단과 남북간 철로(혹은 도로)를 연계시킨다는 방안이다. 따라서 「점선복합형」은 「방사형」에 비해 그 경제적 효과가 월등할 것으로 추정된다.
점선복합형의 장점을 살펴보면 첫째, 투입자금에 대한 부담을 감소시킬 수 있고 자금 유치의 용이성을 들 수 있다. 한정된 지역중심 및 단계별로 사업을 추진하는 관계로 자금을 분산하여 투입할 수 있으며 수익성이 제고됨으로 인해 자금 동원이 쉽다. 둘째, 북측의 거부 반응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점이다. 또 셋째, 경제적 효율성을 제고할 수 있다는 점이다. 공단과 같은 특정지역 내 SOC확충은 그 지역에 진출하는 기업의 투자 효율성 제고와 직결되어 있다.
다음으로 대북 진출을 위한 유의 사항이다. 이 부분은 크게 사전 접촉 요령·협상 테크닉·준수 및 유의 사항·대상 선정 및 문제 해결 등으로 구분할 수 있다.
사전 접촉 요령으로는 사회주의체제를 고수하고 있고 경제적 어려움에 처해 있는 북측의 자존심을 건드리지 말라. 일의 성사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명분과 실리를 항상 동시에 생각하고 실천하라. 그들을 접할 때「조직 개념」이 아닌 「인물 개념」에서 접근하라. 체제와 사고방식의 차이로 인해 우리의 상식이 통하지 않음에 유의하라 등이 있다.
협상 테크닉으로는 협상에 임하여 서둘지 말라. 서두르는 자는 당하게 되어있다. 분위기에 휩쓸려 약속을 남발하는 등 자충수를 두지 말라. 협상 도중 예상 쟁점에 대비하여 외국(특히 같은 사회주의 국가인 중국·베트남) 기업과의 사례를 준비하라 등이 있다.
준수·유의 사항으로는 상대방이 필요로 하는 것이 무엇인지 먼저 상대방의 입장을 고려하고 접근하라. 그들의 적극성을 유도하기 위해 돌아갈 이익을 사전에 제시하라. 사업상의 비밀을 지켜라 등이 있다.
마지막으로 협력 대상 선정 및 문제 해결 방안으로는 능력있고 신뢰할 수 있는 파트너를 찾아라. 향후 군부계 기업의 경제적 위상을 파악하고 활용 하라. 대북 사업의 성사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오너가 직접 나서는 등이 있다.
<제2세션: 종합 토론>
◇유완영(兪琓寧) (주)IMRI 회장
(주)IMRI는 수년 전부터「설비제공형 임가공」방식으로 평양에서 사업을 한 경험에 기초해 몇가지 주의 사항을 제시한다.
우선 대북사업에 경험이 없는 중소기업에 독자적 진출보다는 중소기업간의 「공동 경협」 방안을 권장하고 싶다. 공동진출은 사업 초기부터 후속관리에까지 확대·심화가 가능한 방안이다. 둘째, 북한 진출에 앞서 적정 사업 아이템을 선정하는 것이 선결과제이다.
기술이전 및 북한측의 기술인력을 최대한 활용할 수 있는 사업을 추천하고 싶다. 셋째, 자금력이 불충분한 중소기업으로서는 단기 수익성이 보장되지 않는 대북사업에서 초기부터 꼼꼼한 비용 관리가 요구된다. 넷째, 북한에 진출한 기업의 공통적인 문제로서 현지의 전력·전기 시설, 용수, 물류 관계에 대한 면밀한 사전조사가 요구된다. 마지막으로 협상 과정에서의 사려깊은 행동이 필요하다. 먼저 사전 준비와 조사가 완결되었다면 이에 대한 사업가로서의 확신과 투자 의지를 상대방에게 전달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정우(李禎雨) (주)현대아산 이사
북한에는 중공업·경공업 등을 포함한 많은 공업 지구가 있으나 대부분 낙후된 기술과 전력 부족으로 가동률이 20~30%에 불과하다. 따라서 우리 기업이 북한에 개별적으로 진출하기 보다는 전용 공단을 조성해 진출할 필요성이 있다. 현재 추진 중에 있는 서해안 공단은 초기 단계에서는 우리나라의 마산
수출가공구, 타이완의 까오슝 수출가공구, 베트남의 딴투언 수출가공구와 같이 원자재를 외국에서 조달하고 저렴한 노동력을 이용해 가공 수출하는 형태가 될 것으로 본다.
원활한 공단운영을 위한 투자 환경을 조성하는 것은 쉽지 않다. 공단 입주 기업의 분양 계획 그리고 투자 허가에서부터 공장 건축·근로자 고용·물류 이동·수출입 절차까지 모든 투자 환경 분야에 대해 북한측과 협상해야 할 많은 과제를 않고 있다. 현대는 서해안 공단에서 세금뿐만 아니라 투자면허·건축허가·원산지 증명 등에 대한 「원스톱서비스(ONE STOP SERVICE)가 가능하도록 준비하고 있다. 서해안 공단 사업의 성공을 위해 정부·기업·국민 모두가 합심해서 북측과 윈윈(WIN-WIN)전략으로 나아가야 한다.
◇홍순직(洪淳直)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
정상회담이 있었지만 남북경협을 둘러싼 환경은 단기간 내에 개선될 사안이 아니다. 결국 기업입장에서는 단기간 내에선 실제적으로 큰 효과가 없는 「기대치·심리적 효과」측면이 강하다.
정부는 첫째, 남북경협의 중장기적 목표를 공존 공영을 향한 「상생과 균형 발전 원칙」하에 남북경제공동체 형성에 두고, 우선 북한경제의 회복 지원과 성장 잠재력 확충을 통한 자립경제 기반 구축에 초점을 맞추어야 할 것이다.
둘째, 남북한 신뢰 구축과 경협의 지속성을 보장받기 위해서는 실천 가능한 부문부터 우선 추진하여 「남북경협의 성공적 모델」을 만들어야 한다.
셋째, 북한경제 회복지원 과정에서 북한에 일정 비용을 분담시켜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해야 할 것이며, 우리 기업의 대북 투자 리스크를 분산시키고 다양한 자본 조달원 확보를 위해서는 주변국의 참여를 적극 유도해야 한다.
넷째, 정부와 민간의 역할 분담 속에 정부는 일관된 정경분리 원칙과 대북 포용정책을 유지하면서 경협 활성화의 환경을 조성해주는 「민간의 지원자적 역할」혹은 「벤처 인규베이터 역할」에 충실해야 할 것이다.
입력시간 2000/07/10 1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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