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을 대상으로 한 정보화 시장이 다시 꿈틀거리고 있다.지난해 「기업 정보화 시장」은 한마디로 최악이었다. 한때 경쟁력의 기수로 불렸던 정보화는 IMF바람에 맥을 추지 못했다.
한 예로 지난해 국내 시스템통합(SI) 시장은 97년보다 15%가 줄어들었다. 정부라는 마지막 보루가 버틴 공공 분야를 제외하면 민간 분야는 약 25%가 줄어든 것이다.
나락으로 떨어졌던 기업 정보화 시장이 올해 다시 회복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먼저 한국의 국제신용등급이 올라가면서 국내 경기가 올 하반기부터 회복되리란 전망이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경기가 회복되면 기업들이 정보화 투자를 늘릴 것은 당연한 이치다.
전문가들은 올 SI시장이 지난해보다 12.5%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삼성SDS 조사). 민간 분야는 약 10% 정도 성장할 듯.
2000년이후에도 성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여 더욱 반갑다. SI시장이 커지면 대형컴퓨터, 개인컴퓨터, 네트워크 장비 시장도 함께 커지게 된다.
올해 기업 시장중 가장 주목을 받는 분야는 금융(20% 증가)이다. 퇴출은행을 비롯한 여러 금융기관의 통폐합이 진행되면서 통합정보시스템 구축이 발등의 불로 떨어졌기 때문이다.
Y2K(2000년 연도 표기 문제) 등의 신규시장도 크다. 금융 SI시장은 지난해보다 20%정도 늘어난 1조2,000억 정도로 예상된다.
올해들어 인터넷 쇼핑몰, 홈뱅킹 등 전자상거래가 폭발할 것으로 보여 이와 관련된 정보화 시장도 만만찮다. 전자상거래는 대기업, 중소기업, 개인사업자, 정부 등 모든 분야에 걸친다. 이밖에 제조 분야는 10% 증가, 유통 분야는 올해와 비슷한 규모의 시장을 형성할 것으로 보인다.
패키지 제품이나 특화시장도 주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먼저 Y2K. 이제와서 Y2K 대책을 세운다는 것은 늦은 셈이지만 더 큰 피해를 막기 위해서는 지금부터라도 손을 써야 한다.
지난해부터 바람이 불기 시작한 전사적자원관리시스템(ERP)과 지식경영시스템(KMS), 전자문서관리시스템(EDMS) 시장도 관심거리다.
가장 큰 정보화 시장은 역시 공공 부문이다. 신공항, 신항만, 고속철도 등의 사회간접자본(SOC) 시장, 국방, 의료분야의 전산 아웃소싱 시장 등 공공 SI시장은 무려 2조원에 달한다.
전체 SI시장의 38% 정도를 차지하는 규모. 더우기 정부는 경기 부양을 위해 공공사업을 상반기에 집중시키기로 약속한 바 있다. SI업체를 비롯해 컴퓨터 업체, 소프트웨어 업체 등은 올해도 정부에 적극적인 애정 신호를 보내게 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