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정부 출범한달, 재벌개혁ㆍ서열파괴 새바람

노무현 대통령이 25일로 취임 한 달을 맞이했다. 참여 정부는 출범부터 개혁과 변화의 소용돌이였다. 진작부터 재벌개혁이 화두로 떠올라 기업들을 긴장의 도가니로 몰고 가는가 하면 검찰인사의 서열파괴, 파격적인 조각, 청와대 조직개편, 기자실 개방, 인사청탁 배격등 각종 개혁조치들이 잇따라 정권교체의 바람을 실감케 했다. 여론은 개혁과 변화를 부르짖는 참여정부에 대체로 호의적인 반응이다. 그러나 앞으로가 더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북핵 문제를 필두로 넘어야 할 산이 첩첩이기 때문이다. ◇소프트랜딩 성공 = 문희상 청와대 비서실장은 “참여정부 한달은 소프트랜딩(연착륙)에 성공했다고 자평하고 싶다”고 밝혔다. 그는 “물론 이렇게 된 데는 국민들의 지지와 성원, 기대가 있었다”며 “여론 조사결과는 보면 언론의 보도와는 달리 70%이상의 국민들이 참여정부의 개혁조치와 각종 정책들에 대해 지지를 보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언뜻 보기에도 상기된 표정이 읽혀질 정도로 문실장의 평가는 자축분위기로 가득했다. 문실장은 그러면서 “문민정부나 국민의 정부로 이어진 민주화에 대한 노하우위에서 출범한 참여정부는 이전 정권들이 깔아놓은 레일을 다시 까는 작업을 한달동안 한 것”이라는 은유를 구사했다. 그는 이어 “4월이면 새로운 한달이 시작된다”고 말한 뒤 “배가 출범할 때는 가야할 지표, 방향, 항구의 이름을 새기고 가게되는데 4월에는 그 일을 시ㅈ가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앞으로는 구체적인 실행계획을 잡겠다는 뜻이다. 문 실장의 평가대로 참여정부는 한달동안 미국의 이라크 공격, SK글로벌의 분식회계, 카드채 부실등 각종 어려움속에서도 비교적 국정을 잘 이끌어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앞으로가 더 중요 = 그러나 참여정부의 정책이 지나치게 아마추어적이라는 평가는 노 대통령이 깊이 새겨들어야 할 대목이다. 아무리 걸음마 단계였지만 실수도 그만큼 많았다는 지적이 많기 때문이다. 재벌개혁에 대한 의지가 경기상황에 따라 우왕좌왕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 것은 대표적인 사례다. 또 두산중공업의 파업사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포퓰리즘을 좇은 결과 기업들에게 큰 짐을 남겼다는 비판도 있다. 무엇보다도 북핵문제는 참여정부 앞에 놓인 가장 큰 장애물로 등장해 있다. 취임식부터 미국과 웬지 껄끄러운 관계로 출발한 참여정부가 남-북, 북-미, 한-미-일-중-러의 관계 설정을 어떻게 할 것이며 그 속에서 한반도에 평화를 어떻게 정착시킬 것인 지는 아직도 뾰족한 수가 제시되지 않고 있다. 개혁과 통합을 제시하고는 있으나 개혁과 변화 추진과정에서 보수층과 기득권층의 반발을 어떻게 감싸안고 갈 지도 쉽지 않은 숙제로 볼 수 있다. <박동석기자 everest@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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