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 아이들은 마마나 호환(虎患)을 가장 두려워했다. 그러나 치과에서는 이보다 더 무서운 것으로 잇몸병을 꼽는다. 잇몸은 바로 치아를 지탱해 주는 `기초체력`이기 때문. 부실공사로 다리가 장난감처럼 무너지듯 잇몸이 부실하다면 치아건강 전체가 무너질 수 있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우리나라의 경우 성인 절반 이상이 잇몸 때문에 고생을 하고 있다. 이를 닦을 때 피가 나는 것도 잇몸병 때문이며 염증으로 인한 입 냄새도 여간 고민거리가 아니다. 특히 35세 이상 성인의 75%가 풍치나 치주질환을 앓았거나 경험이 있다는 사실은 지나칠 일이 아니다.
잇몸병의 주원인은 세균 덩어리인 플러그다. 플러그 1㎎에는 2억 마리의 세균이 들어있다. 플러그는 이에 달아 붙어서 끈적끈적해 지면서 독소를 내는데 이들 독소의 공격을 받아 잇몸은 붉게 부풀어 오르거나 피가나며 염증이 생기고 고름이 난다.
플러그는 잇몸에 염증을 일으키고 급기야 잇몸 뼈까지 녹이는 그야말로 무시무시한 세균 덩어리이다. 이 플러그를 없애는 것이 잇몸병을 막는 지름길이다. 평상시 치아 건강에 자신이 있는 사람도 칫솔질을 소홀히 하지 말아야 하는 이유기도 하다.
플러그를 제거하기 위해 하는 스케일링은 일년에 한번정도가 적당하지만 담배를 많이 피우는 사람이나 플러그가 남보다 잘 생긴다면 연간 두 번 정도는 해야 한다. 스케일리을 통해 이와 잇몸을 청소하는 동시에 치료까지도 가능하기 때문이다.
치석을 제거하는 것만으로도 초기 잇몸병은 치료가 된다. 모르고 있었던 부위의 충치나 잇몸병을 일찍 발견해 치료할 수 있으므로 여러모로 좋다. 잇몸병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음식을 먹은 후 3분 이내 칫솔질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러나 칫솔질만으로는 플러그를 제거하는데 역부족이다. 전문의들이 기회가 있을 때마다 정기적인 스케일링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것도 그만한 이유가 있다.
<박재석 USC치대박사ㆍ서울 청담동 미프로치과원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