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 칼럼] 설국열차와 SW 글로벌 경쟁력


최근 화제가 되고 있는 봉준호 감동의 '설국열차'는 카테고리를 '한국영화'라고 정의할 수 없는 새로운 영화제작 방식으로 눈길을 잡아끌었다. 배우ㆍ언어ㆍ스태프 등 대부분 국내에서 진행되지 않은 영화지만 프로젝트의 핵심을 한국인들로 채워 영화제작 DNA를 글로벌 시장에 뿌리내린 기획인 점이 신선하다.

'설국열차'의 성공은 비단 영화산업을 넘어 글로벌 시장에서 치열하게 전투를 벌이고 있는 국내 소프트웨어 기업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수많은 벤처와 스타트업 기업들에 해외 시장은 미증유의 성공을 담보할 수 있는 기회이기 때문이다.

글로벌에 기반을 둔 소프트웨어 기업의 성장을 위해서는 잘 짜여진 영화시스템과 같이 정부와 산업, 기업의 노력이 수반돼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스타트업의 성공과 세계시장 진출에 대한 꾸준한 지원이 선행돼야 한다.

창의적 기업에 세계진출 도움 절실

앵그리버드로 유명한 기업 '로비오'의 성공신화는 단기간의 행운으로 얻어진 결과가 아닌 창조경제를 이루기 위해 고심한 핀란드의 국가적 노력의 산물로 볼 수 있다. 핀란드는 정부차원에서 창업을 지원, 연구ㆍ개발 성과를 연결할 수 있는 벤처ㆍ중소기업 설립을 장려하는 정책을 펼쳤다. 다각적인 지원 프로그램과 사회적 인프라 확충을 통해 젊은 인재들이 대기업에 집중하는 대신 창의성을 살려 벤처 기업을 만들고 성공시킬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최근 우리 정부 역시 창조경제의 일환으로 강소기업 육성, 미래창조과학부의 소프트웨어 중심 조직개편 등 소프트웨어 산업에 관심을 집중하기 시작한 것은 긍정적 효과를 기대할 만하다. 정부차원의 스타트업 육성과 글로벌 시장 진출에 대한 지원이 활성화되면서 더 많은 젊은이들의 도전을 통해 글로벌 소프트웨어 시장에서 성공을 거둘 기회도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지원이 정부차원에서 그치지 않고 벤처생태계 조성을 위한 기업들의 유기적인 노력이 수반돼야 함은 물론이다. 벤처캐피털과 같은 금액적인 투자는 물론, 이를 넘어 기업 간 교류와 경영 노하우 전수 등의 다각적인 활동이 바로 그것이다.

이런 점에서 젊은이들의 창업과 성공을 위한 경영 노하우를 전수하는 프로그램 등 성공한 기업을 기반으로 공생과 상생을 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 생태계를 만들어가는 부분이 필요하다. 한글과컴퓨터의 '청년창업센터'사례와 같이 성공한 소프트웨어 기업을 지붕으로 삼아 좋은 기술이 있으나 영업, 마케팅 등이 부족한 스타트업 기업과 소규모 소프트웨어 기업들의 세계화를 울타리처럼 돕는 사례를 많이 만들어가는 것 역시 경영자로서 기여할 수 있는 부분이라 생각한다. 이에 더해 우수한 전문경영인이 안정적인 기업 성장을 이룰 수 있도록 지원하는 제도적 지원도 중요하다.

SW인력 육성ㆍ기업간 협력도 필요

기업의 역할에서 중요한 부분으로 대학과 협력해 소프트웨어 인력에 대한 역량강화를 꼽을 수 있다. 인턴십과 산학협동 프로젝트를 통해 대학의 젊은 인재들이 글로벌 진출을 체험하는 것은 물론 이후 스타트업 시행시에도 직접적 노하우를 익힐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또한 단일 기업만의 해외진출이 성공을 담보하기 어려운 만큼, 우수한 국내 기업 간 기술 및 마케팅 등의 분야에서 합종연횡 또한 답이 될 수 있다. 글로벌 시장에서 성공하기 위해 필수적인 '범용성'과 '레퍼런스'확보를 위해 국내 기업 간에 업종을 넘어 보다 긴밀하게 협력하는 전환적 시도가 필요하다.

기업은 마치 달리는 기차와 같다. 수많은 직원들과 그들의 가족들을 싣고 달리는 기차의 끝에는 성공이 자리하고 있기를 모든 경영자는 바랄 것이다. 소프트웨어 한류 신화를 만들어낼 설국열차가 전세계로 달릴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