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강국을만들자]<3>고수익 투자 유전·가스전<br>"新엘도라도 찾아라" 종합상사가 뛴다
로비·자금력 열세 정보력·도전정신으로 극복 해외자원개발 사업서 석유메이저들과 경쟁 투자 수익 짭짤…에너지 독립에도 일조
입력 2004.08.09 19:08:15수정
2004.08.09 19:08:15
[에너지강국을만들자]고수익 투자 유전·가스전"新엘도라도 찾아라" 종합상사가 뛴다
로비·자금력 열세 정보력·도전정신으로 극복해외자원개발 사업서 석유메이저들과 경쟁투자 수익 짭짤…에너지 독립에도 일조
"이제는 이라크로"
백년대계를 세워라
산업의 핏줄 원유공급 이상 없다
“정보력과 도전정신으로 신 엘도라도를 개척하고 있습니다.”
영국의 한 유력 석유개발업체 사장은 미국, 러시아, 중동의 산유국과 세계 5대 석유메이저가 장악하고 있는 유전 및 가스전 개발 사업에 뛰어들고 있는 한국기업에 대해 이 같이 평가했다.
유전 및 가스전 개발사업에 참여하기 위해서는 국가적 수준의 로비력과 대규모 자본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 같은 조건에서 절대 열세인 우리나라가 70년대 후반 에너지 개발에 뛰어들고 80년대부터 열매를 맺기 시작한 것은 종합상사의 정보력과 도전정신 덕이었다. 상사의 에너지 개발 역군들은 해외 각지의 판매 네트워크를 활용하거나 세계적 수준의 시공능력을 보유한 국내 건설사들과 제휴해 중동 및 독립국가연합(CIS) 등에서 유ㆍ가스전 개발 뿐 아니라 생산시설 및 석유화학 플랜트 건설까지 도맡으며 자원보유국과의 유대관계를 돈독히 해가고 있다.
대우인터내셔널은 종합상사의 자산을 극대화해 해외에서 자이언트급 가스전 개발을 주도한 첫 사례로 주가를 올리고 있다. 지난 99년 워크아웃에 들어갔지만, 2000년 미얀마 정부로부터 미얀마 A-1광구의 개발권을 취득한 뒤 올 초 추정매장량 4~6조 입방피트에 달하는 가스전 발견에 성공했다. 회사측은 2009년께 생산에 돌입하면 이후 10년 동안 매년 1,000억원 이상의 수익을 A-1가스전에서만 올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대우인터내셔널은 또 지난 5월에는 인도 최대기업인 인도가스공사 및 석유공사를 물리치고 A1광구에 인접한 A3광구의 개발권 100%도 미얀마 정부로부터 추가 확보했다. A3광구 입찰에서 인도에 압승을 거둔 것은 끈기와 뚝심으로 미얀마 정부의 믿음을 샀기 때문이다. 지난해 연말 A1광구 탐사 당시, 대우로부터 지분 30%를 넘겨받은 인도가스공사 및 석유공사는 1차 탐사에 실패하자 가스전 개발을 포기했다. 대우인터내셔널은 한 번의 실패에 굴하지 않고 추가 탐사에 나서 마침내 대규모 가스전을 찾았다. 미얀마 정부의 파트너는 이렇게 결정됐다.
초우량 종합상사로 거듭나고 있는 LG상사도 해외 에너지 개발의 주역으로 떠오르고 있다. 카타르 LNG사업과 오만의 부카 유전 투자로 이미 짭짤한 재미를 보고 있으며, 올 해 안에 LG유통 등 2,000억원 대에 달하는 자회사 투자지분 상당 부분을 매각, 해외 자원개발의 종자돈으로 삼을 계획이다. 금병주 사장은 “해외 자원개발 사업이 3년 내에 LG상사의 새로운 캐쉬카우로 자리잡을 수 있도록 집중 투자할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LG상사는 해외 에너지개발 사업의 범위를 확대하기 위해 이미 지난해 러시아 최대 천연가스 생산업체인 가즈프롬사와 해외사업 공동개발에 대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또 러시아 이르쿠츠크 가스전 개발에 한국가스공사 등과 주도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특히 한국석유공사 등과 컨소시엄을 구성, 개발에 성공한 베트남 11-2광구의 천연가스가 내년부터 본격적인 판매에 들어갈 예정이어서 추가 배당수익이 상당할 전망이다.
삼성물산은 중국 내 유전개발 사업에 공을 들이고 있다. 중국 영하자치구내 바이엔징 유전개발 지분이 30.8%로 한국석유공사와 같다. 이는 중국측 사업 파트너(화북 석유국: 30%, 난천석유공사: 8.4%)의 지분을 웃도는 것이다. 지난 97년 유전개발에 들어간 이 사업은 그 동안 시추한 탐사정 4개 가운데 3개가 경제성있는 원유를 생산할 수 있을 것으로 나타나 연간 7만톤(약 51만배럴)씩 20년간 생산이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밖에도 카스피해 연안과 카자흐스탄 등지에서 유전개발 사업에 뛰어든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세부 사업 타당성 등을 검토하고 있다.
현대종합상사는 우리나라의 해외자원 개발 역사상 지금까지 가장 성공한 사례로 꼽히는 예멘의 마리브유전 개발사업의 핵심 참여업체다. 마리브유전 개발은 SK㈜와 석유공사가 주도했으나 ‘현대’의 이름값과 중동 인맥이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지도 모른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중동의 오만과 카타르에서도 LNG사업을 통해 매년 수십억원의 수익을 챙기고 있는 현대종합상사는 해외에너지 개발 사업을 향후 4대 핵심 사업분야로 선정하고 기술력 등 경쟁력을 키워가는 한편 집중적인 투자를 실시하기로 했다.
한물】별翩瑛?고위관계자는 “종합상사들이 수십년 동안 현지에서 쌓아온 신용과 인맥이 해외에너지 개발에서 선진국들과 경쟁하는 데 소중한 자산이 되고 있다”면서 “정부와 민간기업들이 종합상사를 적극적으로 이용하고 지원하면 에너지 독립국으로 갈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손철
기자 runiron@sed.co.kr
입력시간 : 2004-08-09 19: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