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북한의 핵실험 천명에도 불구하고 현재 진행 중인 대북 수해지원을 중단하지는 않을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대북 수해물자에는 핵실험에 필수적인 시멘트가 대량으로 포함돼 있어 지원 지속 여부를 놓고 논란이 일 가능성도 있다.
4일 통일부에 따르면 정부는 지난 7월 발생한 북한 수해복구를 위해 8월 말부터 시작된 대북 수해물자 지원을 북핵 위기감이 고조되는 상황이지만 당장은 중단하지 않기로 했다. 통일부의 한 당국자는 “북한이 핵실험을 행동으로 옮기지 않은 상황에서 인도적 측면에서 이뤄지는 수해물자 지원을 당장 끊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면서 “하지만 향후 계획은 상황을 보고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가 100억원을 지원해 대한적십자사를 통해 전달하기로 한 대북 수해물자 지원에는 시멘트 10만톤이 포함돼 있다. 지금까지 3차례에 걸쳐 1만5,185톤이 지원됐으며 5일 인천항에서 6,400톤이 선적돼 북측 남포항으로 건너갈 예정이다. 통일부는 현재로서는 5일 선적될 분량을 비롯한 시멘트 지원을 계획대로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시멘트는 북한이 핵실험시 선택할 것으로 추정되는 지하 핵실험에 필수적인 물자다. 지하 핵실험은 지하 수백m에서 1㎞ 정도의 수직 갱도를 판 다음 핵 폭발 장치를 설치한 뒤 방사능 낙진을 막기 위해 시멘트와 흙으로 갱도를 메워야 하기 때문이다. 때문에 시멘트 작업은 핵실험 준비의 강력한 징후로 여겨지고 있다.
물론 아직까지는 북한이 핵실험을 실제 준비하고 있다는 징후가 없는데다 우리가 지원한 시멘트가 핵실험에 전용될 수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 하지만 남북이 약속한 대북 수해물자 모니터링을 위한 날짜도 잡지 못한 상황에서 수해 물자이기는 하지만 전용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시멘트를 계속 지원하는 것이 적절한지는 따져봐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