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거품 붕괴에 따른 더블딥 우려를 벗고 연착륙에 접어드는 것인가. 제조업경기를 가늠하는 구매관리자지수(PMI)가 지난 8월 51.7로 4개월만에 상승세로 돌아서면서 가파르게 하락세를 보이던 실물경기 지표들이 안정적 국면으로 돌아서는게 아니냐는 전망이 고개를 들고있다. 당초 전문가들은 8월 PMI가 연속 하락세를 이어갈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PMI를 구성하는 생산지수, 신규주문지수 등 주요 부문들이 일제히 올랐다. 특히 구매가격지수가 전월대비 10.1포인트 상승했다. 물론 PMI 지수란 것이 매달말 제조업체를 상대로 심리적으로 느끼는 체감경기를 설문조사한 수치인 만큼 일시적이며 향후 트렌드로 확정짓기에는 무리라는 시각도 나오고 있다. 오는 13일 발표되는 8월 산업생산, 인플레 등의 주요 실물지표를 짚어봐야 좀 더 명확한 경기흐름을 진단할 수 있다는 분석이 이같은 맥락에서 힘을 얻고있다. 하지만 적어도 브레이크없는 상승세 둔화 양상을 보이던 경기가 반전의 모멘텀을 형성한게 아니냐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 ◇연착륙 모멘텀 청신호(?)= 사실 중국 경제는 지난 4월부터 당국이 부동산 거품을 잡기위해 3주택자 은행 모기지대출 금지 등 강력한 부동산 경기 잡기에 나서고, 이에따라 베이징 등 주요 대도시의 부동산 거래가 지난 6월에 전월 대비 80% 이상 급락하는 등 가파르게 경기가 급랭하는 조짐이 나타났다. 중국의 V자형 경기반등을 이끌었던 부동산 경기가 급랭하면서 지난 5월부터 거품이 붕괴하는게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았다. 전후방 산업 연관 효과가 큰 부동산 경기하락으로 건설, 철강 등 주요 업종이 영향받으며 산업생산 증가율이 지난 3월 18.1%에서 내리 연속 하락하며 7월에는 13.4%까지 떨어졌다. 하지만 생산, 신규주문, 구매 등 상당부분의 제조활동에 자신감이 나타나며 8월 PMI가 상승 국면으로 돌아서면서 연착륙할 수 있는 모멘텀이 생기고 있는게 아니냐는 전망이 고개를 들고있다. 우리투자증권 베이징대표처의 주희곤 리서치센터장은 "이번 8월 PMI 수치가 경기 확장 국면을 의미하는 50을 넘었을 뿐 아니라 상승 국면으로 돌아섬으로써 중국 경제가 그동안의 더블딥 우려에서 벗어났다고 해석할 수 있다"고 말했다. 7월까지 떨어지던 소매판매도 8월 들어 안정적 증가세로 돌아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13일 발표되는 인플레 등이 분수령= 하지만 아직 중국경기의 연착륙을 안심하기에는 이르다는 지적이 지배적이다. 제조업이 지난 8월 조금 회복됐다고는 하지만 글로벌 경기불안에 따른 수출 증가세 둔화 가능성이 높은데다 산업생산, 투자 등의 증가율 하락 속도가 어느 선에서 브레이크를 밟을지 아직 불투명하기 때문이다. 특히 오는 13일 발표되는 8월 인플레 수치에 따라 중국 정부는 더 큰 딜레마에 빠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지난 7월 인플레가 이미 정부의 올해 목표치(3%)를 넘는 3.3%를 보인데 이어 오는 8월에도 3.7% 안팎의 높은 물가상승률을 보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상 기후에 따른 일시적 농산물 가격 급등때문이라는 분석도 있지만 한번 탄력을 받은 인플레가 향후 꺽이지 않을 경우 정부 정책 운신의 폭이 갈수록 좁아질 것이 자명하다. 인플레를 잡기위해 긴축 조치를 취해야 하지만 경기 급랭 우려가 여전한 상황에서 섣불리 기준금리 인상 등의 긴축 정책에 나서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 당국은 이에따라 올해 기준금리 인상의 등의 본격적인 조치를 취하지 않고 공개시장 조작, 은행대출 조절 등을 통해 적정하게 유동성을 조절해 나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미 상반기부터 시작된 은행대출 제한 등으로 M2(총통화) 증가율은 지난 7월 정부의 목표선인 17%에 가까운 17.6%로 떨어진 상태다. 전문가들은 인플레와 함께 오는 8월 발표되는 산업생산, 투자 등의 실물지표가 중국 경기가 연착륙에 접어든 것인지, 아니면 가파른 경기상승 둔화가 지속되고 있는 것인지의 가늠자가 될 것으로 보고있다. 4개월 연속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 산업생산 증가율이 오는 8월에 보합 내지 안정적 국면으로 가준다면 연착륙의 청신호로 볼 수 있다는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