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 노조가 연말 성과급 차등 지급에 반발해 결국 전면파업을 결의했다. 현대차 노조는 12일 임시 대의원대회를 열어 오는 31일까지 1단계 파업투쟁안을 만장일치로 의결하고 중앙쟁의대책위원회를 운영하기로 했다. 노조 측이 별도의 조합원 총회가 불필요하다고 보고 있는 만큼 이제 현대차 사태는 장기국면에 돌입할 조짐이다.
현대차 노조는 연초 시무식 폭력사태에 이어 상경투쟁을 벌이더니 이제는 본격적인 파업으로 치닫고 있다. 하지만 노조가 파업의 명분으로 삼고 있는 성과급 차등 지급은 결국 지난해 폭력을 불사하면서 파업 일수를 늘려 생산목표를 달성하지 못했기 때문인 만큼 당연히 노조에 책임이 귀결된다고 하겠다. 과거에 성과급을 남발했던 경영진에 일부 책임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목표달성 없이 성과급을 내놓으라는 것은 성적 미달의 수험생이 합격시켜달라는 것과 다를 바 없다. 오죽하면 민주노총이 현대차 노조의 사과와 손배소 취하를 중재안으로 내놓았겠는가.
따라서 현대차 노조의 파업은 정치적 파업으로 규정할 수밖에 없다. 만약 금속노조위원장 선거 출마를 의식해 투쟁이 강경해지고 있다면 현대차 근로자들은 정치적 파업의 볼모에 지나지 않는다. 현대차 노조 게시판의 “정치적 목적만 있는 이런 썩어빠진 운동, 이제 정리합시다”라는 글은 정치적 파업에 희생자가 되고 있는 현대차 근로자의 절박한 절규라고 보인다.
최근 일본의 자동차산업은 기술력과 가격경쟁력, 협력적 노사관계 등을 구가하면서 세계 시장 제패를 노리고 있다. 현대차 노조는 과격한 노동운동으로 쇠락의 길을 걸은 미국 자동차 업계를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 정당한 사유도 없이 정치적 파업을 계속한다면 지금 글로벌 빅5를 목표로 삼고 있는 현대차도 언제 몰락할지 장담하기 어렵다.
현대차 노조는 한때 존폐의 위기에 처해 헤매다가 장기간 무분규 단체교섭을 통해 부동의 세계 1위 자리를 고수하고 있는 국내 조선 업계를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한다. 현대차 노조는 스스로의 존립을 위해서라도 당장 정치적 파업을 중단하고 업무에 복귀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