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한 고위 관계자가 8월 중순 개성에서 비밀 접촉을 가졌다고 아사히신문이 12일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 서울발로 보도했다.
신문은 이 접촉에 이명박 정부의 고위관료(高官)들와 북한의 장성택 국방위원회 부위원장, 노동당 행정부장 등이 참석했다는 정보가 있다고 덧붙였다.
신문에 따르면, 한국측은 이 접촉에서 단절된 남북관계를 정상화하고 경제지원 분위기를 조성하려면 3월말 발생한 천안함 침몰사건에 대해 사과하고, 비핵화를 향한 구체적 조치를 취하라고 요구했다. 반면 북한측은 김대중ㆍ노무현 정권이 취했던 융화적 '햇볕정책'으로 복귀하라고 주장했다.
이번 접촉 이후 남북대화 분위기가 고조되고 있다. 대한적십자사는 8월31일 북한에 100억원 규모의 수해 지원 의사를 밝혔다. 북측은 이달 4일 이명박 정권 들어 처음으로 쌀 지원을 요청하고, 7일 나포됐던 대승호 선원ㆍ선박을 한국에 돌려보냈으며 10일 남북 이산가족 상봉을 제안했다.
신문은 남북한이 비밀 접촉을 가진 배경에 대해 ▦임기 후반 들어 정치적 실적을 원하는 이명박 정권과 심각한 경제난에 허덕이는 북한의 이해가 맞아 떨어졌고 ▦미국이 6자회담ㆍ북미대화 재개 조건으로 남북관계 개선과 남북대화를 내걸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관계국들은 이번 접촉이 남북 정상회담 개최, 핵문제를 둘러싼 6자회담의 향방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사태 추이를 주시하고 있다.
신문은 최근 흐름으로 볼 때 남북관계가 정상화되는 방향으로 움직일 가능성이 있지만 지난해말 이후 중단된 6자회담이 재개될 지는 미지수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