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오 전 경찰청장이 9일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차명계좌 발언으로 검찰에 출석했다.
이날 오후 1시 55분께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 청사에 도착한 조 전 청장은 검찰에 소환된 심경을 묻는 질문에 "검찰 조사를 받으러 온 이 마당에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는 것 적절치 않은 것 같다"며 대답을 회피했다. 조 전 청장은 차명계좌에 대한 자료를 확보하고 있는지 또 이 자료를 검찰에 제출할 것인지에 대해서도 답변을 하지 않고 곧장 조사실로 향했다. 다만 고 노 전 대통령의 유족에 대해서는 "저의 부적절한 발언으로 유족들과 고 노무현 전 대통령에게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고 언급했다.
사건을 맡은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백방준 부장검사)는 조 전 청장을 상대로 차명계좌가 실재하는지 또 발언과 관련된 정보를 어떻게 입수했는 지 등을 캐물을 예정이다.
법조계에 따르면 조 전 청장은 지난 2009년 당시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에서 진행했던 노 전 대통령 차명계좌에 대한 수사 자료를 확보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조 전 청장은 서울지방경찰청장 시절인 2010년 3월 31일 기동부대 지휘요원을 대상으로 한 워크숍에서 “노 전 대통령이 무엇 때문에 사망했나. 뛰어내리기 전날 거액의 ‘차명계좌’가 발견되지 않았느냐”고 발언해 같은 해 8월 노 전 대통령 유족으로부터 사자 명예훼손 혐의로 고발당했다.
앞서 조 전 청장은 최근 “노 전 대통령의 차명 계좌가 어느 은행에 누구 명의로 돼 있는지 검찰에 출석해 모두 밝히겠다.”고 말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