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건축 바람이 불고 있는 서울 여의도가 관심의 대상으로 떠올랐다.조합설립인가 또는 시공사 선정을 마친 백조·미주아파트가 평형에 따라 최근 한달새 3,000만~5,000만원 올랐다. 이같은 영향으로 재건축이 추진되고 있는 여의도지역의 다른 아파트 값도 들먹대고 있다.
이 곳 아파트 재건축의 특징은 대부분 초고층으로 다시 건립된다는 점이다. 여의도 아파트는 10~11층짜리 고층아파트여서 사업채산성이 저층아파트보다 떨어지는 탓에 법적 용적률을 최대한 확보해야 하기 때문. 특히 백조, 진주, 미주, 한성, 수정, 서울, 공작등 7개 아파트는 일반 상업지역에 들어선 아파트로 일반 주거지역내 아파트보다 용적률을 3배가량 높게 적용된다. 시공사가 지난 4월말 선정된 백조아파트는 용적률 983%의 「마천루형」 아파트로 추진되고 있다.
또 여의도의 아파트가 대부분 지은 지 20년이 지난 까닭에 한 두 곳의 아파트가 재건축되면 여의도 전체가 재건축바람을 탈 가능성이 높다. 백조아파트의 재건축이 「단일아파트 재건축」이 아니라 「여의도의 재건축」이라는 의미가 있다는 얘기다.
◇재건축 추진현황=재건축을 하려면 우선 안전진단을 받고 조합설립인가를 받아야한다. 여의도에서 「재건축이 필요하다」는 안전진단을 받은 아파트는 백조아파트와 미주아파트. 백조아파트는 안전진단, 조합설립 등을 거쳐 롯데건설을 시공사로 선정한 상태다. 롯데측은 36~91평, 25~40층 규모의 400가구를 내년초 착공할 계획이다.
미주아파트도 시공사 선정을 남겨둔 상태. 30·39평형 276가구가 33~75평형 560가구로 재건축이 추진되고 있다.
IMF(국제통화기금)체제 이전 조합설립추진위원회가 구성된 목화아파트와 진주·수정·공작·한성아파트 등도 백조·미주아파트의 발빠른 재건축 움직임에 영향을 받아 재건축이 추진되고 있다.
◇아파트 시세동향=재건축 시공사가 결정된 백조아파트의 경우 매물이 아예 없다. 22평형 단일평형인 이 아파트는 올초까지 1억8,000만원선에 거래됐으나 최근 2억3,000만원까지 값이 올랐다. 그나마 미주아파트는 매물은 있다. 30평형이 최근 두달새 3,000만원 올라 2억2,000만원선에 거래되고 있다. 그 밖에 재건축이 추진되고 있는 아파트 중에서는 아직 눈에 띄게 값이 오른 곳은 찾아보기 어렵다. 그러나 여의도에 재건축 바람이 불면서 호가 위주로 강세를 나타내고 있다.
◇전망=일부 아파트의 재건축이 여의도전체로 확산되는데는 적지않은 기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걸림돌이 만만치 않은 탓이다.
기존 아파트들이 10층정도의 고층아파트여서 사업성이 높지 않다는점이 가장 큰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5층이하의 아파트들의 대지지분율이 평형대비 100%까지 육박하는 반면 여의도 아파트는 고층인 탓에 30~40%에 불과한 것. 초고층으로 재건축을 하더라도 건립가구수나 입주평형이 크게 늘지 않아 조합원들의 부담이 크다는 애기다. 백조아파트의 경우 지난 94년 선정된 시공사가중도 포기한 것도 이 때문이다.
안전진단이라는 관문을 통과해야한다. 20년이 지났다고 무조건 재건축을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구청장이 지정한 기관으로부터 재건축이 필요하다는 안전진단 결과를 받아야한다. 건축심의과정에서 사업성이 떨어질 수도 있다. 구청은 최대한 규제를 완화한다는 입장이지만 방송국이 인접해 초고층아파트가 들어설 때 통신장애 등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한강과 가까워 경관심사도 까다로울 수 있다. /이은우 기자 LIBRA@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