액소반트, 잭팟일까… 거품일까

약 한 알도 못판 신생 액소반트
바이오테크 투자 열풍에 힘입어
상장 첫날 공모가 대비 2배 올라


단 한 정의 약도 상용화하지 못한 8개월짜리 제약회사 주가가 11일(현지시간) 미국 증시 상장과 동시에 공모가 대비 두 배나 뛰었다. 올 들어 두드러지고 있는 '바이오테크 투자' 열풍이 지난 1999~2000년대 초반에 터진 '닷컴버블(IT주 거품)'을 연상시킬 정도에 이르렀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는 보도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이날 데뷔전을 치른 '액소반트사이언스'는 공모가(15달러)를 훌쩍 웃돈 21.01달러에 시초가를 형성한 뒤 장중 내내 고공행진을 이어가다 29.98달러로 마감했다. 장중 한때 공모가 대비 2배가 넘는 30.84달러에 거래가 이뤄지기도 했다. 이 기업의 시가총액은 28억7,000만달러(약 3조1,971억원)까지 치솟았다.

액소반트 대박은 상장 전부터 예고됐다. 올 들어 바이오테크를 비롯한 제약주의 과열 투자가 계속돼왔기 때문이다. 딜로직에 따르면 올 들어 제약주 기업공개(IPO)는 22번에 이르고 이를 통해 모집된 투자 자금도 17억달러에 육박한다. 이는 같은 기간을 기준으로 2000년 이후 최대 금액이다. 이번에 액소반트가 IPO를 통해 유치한 자금도 3억1,500만 달러(약 3,509억원)에 이르는데 이는 수익이 발생하지 않은 제약회사의 사례 가운데 최대라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지난해 10월 모기업 '로이반트사이언스'로부터 분사한 신생기업 액소반트는 알츠하이머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는 회사다. 글로벌 제약사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으로부터 8개월 전 임상시험이 종료되지 않은 약 'RVT-101'을 계약금 500만달러를 주고 사들였다. 이번 IPO를 통해 모집된 자금은 'RVT-101'의 최종 임상시험(3상) 단계에 투입될 예정이며 오는 2017년 정부 승인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회사 측은 전했다. 그러나 외신들은 RVT-101만 이용한 임상시험에서 지금껏 의미 있는 결과가 나오지 않았고 10년 넘게 알츠하이머 관련 신약 개발이 이뤄지지 못했다는 점 등을 들어 액소반트의 성공 가능성에 의구심을 표시하고 있다.

이 회사의 비베크 라마스와미 최고경영자(CEO)는 올해 29세로 지난해 5월까지 헤지펀드 QVT에서 근무하다 로이반트사이언스를 창업했으며 이후 회사를 쪼개 액소반트를 설립했다. FT는 그의 어머니와 형제 1명이 각각 25만 달러의 연봉을 받는 직원으로 등록돼 있고 행사가 90센트짜리 옵션 100만주도 보유하고 있는 등 회사 경영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액소반트에서 RVT-101의 개발 담당은 가장 유명한 알츠하이머 약 가운데 하나인 아리셉트 개발에 참여한 적이 있는 래리 프레드호프라고 FT는 전했다.

올 들어 나스닥의 바이오테크지수는 21%나 뛰며 사상 최고 기록을 이어가고 있다. 이 같은 투자과열 현상에 대해 캐슬린 스미스 르네상스캐피털 사장은 "투자자들이 바이오테크에 대해 기꺼이 위험을 감수하는데 이는 아직 '지는 게임'이라고 생각하지 않기 때문"이라며 "현재 바이오테크 IPO 시장이 닷컴버블 때와 비슷하다는 데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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