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사주풀이로 여성농락 무속인 구속

"내가 바로 운명의 남자" 상습성폭행

서울경찰청 수사과 사이버범죄수사대는 30일 인터넷 사이트에 `무료사주카페'를 개설하고 운세를 봐주는 척하며 20대 여성들을 성폭행한 혐의(강간치상 등)로 역술인 이모씨를 구속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씨는 지난해 12월30일 무료사주카페에서 1대1 채팅으로 회원 S(26.여)씨의 운세를 봐주다가 "여행지에서 천생연분을 만날 것"이라고 속인 뒤 여행지로 찾아가 S씨를 성폭행하는 등 운세풀이를 미끼로 2명의 여성을 유인해 성폭행한혐의를 받고 있다. 이씨는 S씨에게 "강릉 고속버스터미널에서 정동진 가는 길을 물어보는 사람이바로 운명의 남자"라고 하고 자신이 직접 그곳에 가 치과의사 행세를 하며 S씨와 함께 술을 마신 뒤 성폭행했다. 또 이씨는 지난해 5월 같은 카페의 1대1 채팅방을 이용해 L(23.여)씨의 운세를봐주면서 "부모님의 팔자가 좋지 않아 집안에 우환이 닥친다. 이를 피하려면 나처럼영혼이 맑은 사람과 결혼해야 한다"고 속여 결혼을 빙자해 올해 1월까지 L씨를 여러차례 농락한 혐의도 받고 있다. 조사결과 이씨는 유부남으로 아내 명의로 가입한 회원 ID로 이 카페에 접속, 여성회원인 것처럼 속여 다른 여성과 채팅으로 대화를 나누며 기본 신상정보를 캐낸뒤 이 정보를 이용해 용한 점쟁이 행세를 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 관계자는 "이씨는 취업과 결혼 문제로 불안해하는 20대 여성이 인터넷 사주풀이나 고민상담 카페를 자주 이용한다는 점을 알고서 무료 운세상담을 미끼로 이들을 유인해 성폭행해 왔다"고 말했다. 경찰은 피해자가 더 있을 것으로 보고 회원상담 장부와 이씨의 컴퓨터 하드디스크를 분석하는 등 여죄를 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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