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가 본사 조직을 대폭 축소한다. 900여명에 달하는 본사 인력의 상당수를 생산 및 마케팅 등 현장사업부로 재배치해 사업력을 높이겠다는 포석이다. LG전자는 20일 “본사 인력을 DA(IT제품)ㆍDD(가전)ㆍMC(휴대폰) 등 각 사업본부로 재배치해 본사 조직을 슬림화하는 동시에 현장 생산성을 높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LG전자의 한 고위관계자는 “검토단계이기는 하지만 본사 인력의 재배치를 실시할 계획”이라며 “정확한 규모나 시기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일각에서는 본사 인력 재배치를 두고 명예퇴직을 통한 구조조정의 일환이라고 말하지만 이는 사실이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LG전자의 인력 재배치는 우선 사업부별 필요인력을 인사 파트에 제출해 본인의 의사를 타진한 후 이뤄질 예정이다. 예를 들어 본사 해외IR 업무를 보던 인력을 해외마케팅 부서로 옮겨 해외 현지법인 마케팅 담당자로 파견하고 본사 품질 담당 후선부서 인력을 창원ㆍ구미ㆍ평택 공장 품질 담당으로 재배치해 생산성을 높인다는 것. LG전자 관계자는 “본인의 업무와 무관하거나 의사를 무시한 인력 재배치는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며 “인위적인 인원 구조조정은 없다”고 강조했다. LG전자의 본사조직 축소는 남용 부회장식 첫 개혁으로 보인다. 남 부회장은 대표이사 취임 후 LG전자의 본사 인원이 너무 많다며 본사 인력보다 사업본부 인력을 강화하라는 지시를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 남 부회장은 LG텔레콤 사장으로 재직할 당시 본사 인력을 영업 파트로 돌려 생산성을 높였다. 남 부회장의 첫 개혁이 인력 재배치로 나타난 것은 LG전자의 경영상황이 그만큼 어렵다는 점을 방증한다. LG전자의 지난해 매출액은 23조1,707억원으로 전년의 23조7,741억원과 거의 비슷한 수준이지만 영업이익은 전년보다 41%가량 줄어든 5,349억원에 그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