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주가지수가 이틀째 오름세를 이어가며 연중 최고치를 향한 상승 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외국인과 개인투자자가 창과 방패처럼 `매수`와 `매도`로 맞서고 있다. 이에 따라 종합주가지수가 200일선의 저항을 넘어 본격적인 상승국면을 이어갈지 주목된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200일선 돌파를 위한 기간조정이 불가피하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29일 종합주가지수는 외국인이 선물과 현물시장에서 각각 2,200여억원, 3,206억원 어치를 사들인 덕분에 전일보다 4.07포인트(0.64%) 오른 632.43포인트로 마감, 지난 1월20일(634.50포인트) 이후 4개월여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전문가들의 의견은 추가상승 여부를 놓고 크게 엇갈리는 상황이다. 단기상승 한계점에 도달했다는 의견은
▲SK글로벌 청산 추진에 따른 은행권의 피해
▲프로그램 매물부담 가능성
▲고객예탁금 유입 부진에 따른 시장에너지 부족을 이유로 꼽고있다.
하지만
▲외국인들의 국내증시에 대한 시각 개선 조짐
▲국가신용등급 상향 기대감
▲미국증시 재상승에 따른 동조화 가능성 등을 근거로한 낙관론도 만만찮다.
수급상으로도 외국인과 개인투자가들이 극단적으로 맞서고 있는 점도 흥미롭다. 외국인은 지난 23일이후 27일 하루를 제외하면 나흘간 매수에 나서고 있는 가운데 매수규모를 확대하고 있다. 반대로 개인투자가들은 같은기간 차익 실현에 주력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외국인 매수세의 지속성 여부를 가늠하기는 쉽지 않다고 보고있다. 이날 국가신용등급 상향설이 나돌았지만 무디스는 현행 신용등급을 유지한다고 발표했다. 특히 외국인 매수행진이 타이완 증시에 비해서는 여전히 적은 규모라는 점도 부담이다. 다만 개인투자가들은 그동안 1조원이 넘는 매도를 했기 때문에 차익매물은 마무리단계에 진입한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외국인과 개인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는 현 상황은 단기승부가 가려지기보다는 횡보국면을 연장시키는 역할을 할 가능성 더 커보인다.
◇연중 최고치를 향하고 있는 종합주가지수=이날 종합주가지수는 미국증시 강세의 영향으로 강보합권에서 출발, 한때 차익매물의 부담으로 약세를 보이기도 했으나 외국인과 프로그램 매수세의 `쌍끌이`에 힘입어 오름세로 마감했다.
특히 이날 장중에 신용평가기관인 무디스사가 곧 한국의 국가신용등급을 상향할 것이라는 루머가 나돈 것도 외국인 매수세와 맞물려 장세를 견인하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하지만 무디스사는 오후들어 한국 국가신용등급을 현행대로 유지한다고 발표했다. 이승재 재정경제부 국제금융과 서기관도 “무디스사로부터 신용등급을 높일 것이라는 연락을 받지 않았다”며 “아직까지는 결정된 사항이 없다”고 말했다.
◇외국인 4개월만에 월간 순매수 전환=외국인들의 행보는 향후 상승 기대감을 증폭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외국인은 28일 1,216억원에 이어 이날도 2,280여억원 어치를 사들이며 오름세를 견인했고 월간 기준으로 5,000억원이 넘는 순매수를 기록, 지난 1월이후 4개월만에 처음 순매수로 돌아섰다. 특히 외국인 매수세는 삼성전자를 비롯한 업종대표주를 중심으로 이뤄져 한국증시 전반에 대한 리스크가 줄어들었다는 시각이 우세해졌다.
오현석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외국인이 매수규모를 늘리고 있는 것을 긍정적인 신호로 받아들여지지만 아직까지 타이완 증시에서의 매수규모에 비하면 크지 않다”며 “본격적인 매수여부는 좀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개인 차익실현은 마무리 단계=외국인과 정반대의 행보를 보이고 있는 개인투자자들의 향후 행보도 장세에 민감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개인은 지난 22일이후 매도에 주력해왔는데 이날도 3,200여억원을 순매도, 6일가운데 5일간 매도우위를 기록하며 모두 1조원이 넘는 순매도를 기록했다. 최성호 교보증권 애널리스트는 “개인투자가들이 600선을 넘어선 이후 지속적으로 매도에 나서고 있다”며 “4월이후 7,000억원 안팎의 매도와 매수를 반복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매도공세는 약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하지만 사상 최대규모에 도달한 매수차익거래 잔액은 향후 증시에 새로운 매물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따라서 종합주가지수가 상승추세선과 200일선의 매물저항을 동시에 받고 있는 640선을 단기간에 넘어서기보다는 숨고르기를 통한 차익매물 소화과정을 거칠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당장은 공격적인 매매에 나서기보다는 한 박자 쉬면서 외국인투자가들의 공격적인 매매재개 여부를 보고 향후 투자전략을 재정비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조영훈기자 dubbcho@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