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파크와 천리안. 데이콤이라는 한 배에서 태어난 이들 두 형제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인터파크와 천리안은 지난달까지만 해도 데이콤의 대표적인 인터넷 사업이었으나 최근 LG에 대한 데이콤 지분제한이 풀리면서 서로 교차하는 운명을 맞고 있다.인터넷 쇼핑몰 회사인 인터파크는 최근 이 회사의 이기형 사장이 데이콤의 지분 18%를 전량 인수하며 완전히 독립했다. 최대주주는 李사장으로 전체지분의 27.39%. 자본금도 지난 2월말의 12억원에서 40억원으로 늘렸다.
자타가 공인하는 PC통신 1위 천리안은 인터파크와 거꾸로다. 천리안은 2~3년전부터 분사를 추진, 독립이 거의 성사되는 듯했다. 그러나 LG가 데이콤의 주인이 되는 돌발상황을 만나 천리안의 독립은 물거품이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천리안 사업팀은 계속 분사를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요즘 순익을 펑펑 쏟아내면서 「황금알」이 돼버린 천리안을 LG가 놓아줄 리 없다.
이보다 더 양쪽의 직원들을 웃고울리는 것은 「주식값」이다.
인터파크는 오는 6월초 일반인을 대상으로 20만주를 공모주로 발행, 6월중순께 코스탁시장에 등록할 계획이다. 전문가들은 주식가치가 20배 이상 뛰어오른 「골드뱅크」의 예를 들며 인터파크도 그만큼 오를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한다. 인터파크는 임직원들에게 스톡옵션을 줄 계획. 「인터넷 백만장자」의 꿈을 이 회사 직원들은 키워가고 있다.
반면 천리안 직원들은 씁쓸하다. 상장만 됐다면 그 어느 회사 못지 않게 「인터넷 주가」의 단맛을 흠뻑 맛보았겠지만 지금은 그림의 떡이다. 천리안의 한 관계자는 『분사가 됐다면 직원들에게 스톡옵션을 나눠줄 계획이었다』며 안타까와 했다. 설령 상장한다 해도 재벌 계열사에서 직원들에게 많은 스톡옵션을 줄 가능성은 높지 않다.
천리안의 걱정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한 관계자는 『천리안 같은 인터넷사업에서 제일 중요한 것은 창의와 혁신이다. LG가 데이콤에 대기업식 경영을 그대로 되풀이하면 천리안의 미래는 누구도 장담할 수 없다』고 말했다. /김상연 기자 DREAM@SED.CO.KR